세계최대 탄소포집 시설 '오르카'...아이슬란드에서 본격 '가동'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9-10 12:09:50
  • -
  • +
  • 인쇄
年4000톤 CO2 포집해 지하암반에 영구격리
포집량 비해 포집비용 비싸 보완역할 그칠듯
▲연간 4000톤의 탄소를 포집하는 아이슬란드의 탄소포집시설 '오르카' (사진=클라임웍스)


연간 자동차 870대가 내뿜는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CCUS) 시설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스위스 친환경 솔루션기업 '클라임웍스'(Climeworks)가 개발한 직접공기포집(DAC) 시설 '오르카'(Orca)가 8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에서 기념식을 갖고 가동에 들어갔다. 이 시설은 연간 4000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아이슬란드어로 에너지를 뜻하는 '오르카'는 아이슬란드 최대 지열발전소 헬리샤이디 근처에 위치해 있다. 덕분에 오르카는 천연가스로 가동되는 기존 CCUS 장치들과 달리 재생에너지로 가동되기 때문에 탄소포집량 대비 10% 이하의 이산화탄소만 배출한다.

오르카는 DAC 기술을 사용한다. 부착된 여러 대의 환풍기가 공기를 빨아들이면 흡착제가 달린 필터를 지나게 된다. 미량의 산성을 띠고 있는 이 흡착제가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인다. 필터가 꽉 차면 100°C까지 가열해 고농도의 이산화탄소 가스를 방출한다.

필터에서 방출된 이산화탄소는 파이프를 타고 다른 시설로 이동한다. 이 시설에서 이산화탄소를 물에 용해시키는 작업이 시작된다. 이산화탄소 1톤당 27톤의 물이 쓰이게 되고, 물에 녹은 이산화탄소는 탄산수 형태로 저장된다.

클라임웍스는 아이슬란드 스타트업 카브픽스(Carbfix)와 협업중이다. 카브픽스는 오르카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광물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탄산수 형태로 저장된 이산화탄소를 인근지역 1000m 지하 현무암 암반층에 주입하면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 암석으로 굳어진다는 것이다.

기존 CCUS 장치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탄산음료와 같은 상업용 제품에 사용되면서 도로 배출됐다. 또 석유회사들이 더 많은 석유를 파낼 명분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일이기도 하다. 반면 오르카는 영구격리 저장방식이어서 탄소를 추가로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CCUS 기술의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용을 문제삼았다. 오르카의 이산화탄소 포집비용은 1톤당 1100달러(약 130만원) 규모다. 더욱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150만~1500만톤의 탄소를 포집해야 한다는 분석을 보면 턱없이 적은 포집양이다. 2019년 기준 미국에서만 51억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

미국 아메리칸대학교의 탄소제거 법률·정책연구소 데이비드 머로우 소장은 "DAC 기술이 빠른 시일 내에 충분히 저렴해지지는 못할 것"이라며 "어디까지나 보완적인 역할을 맡을 것이며 주력 탄소 제거 사업으로 발전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클라임웍스는 2030년까지 1톤당 이산화탄소 포집비용을 200~300달러(약 23만~35만원)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