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보다 작은 크기의 '탄소포집 시스템' 개발..."100배 효율적"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1-29 08:27:02
  • -
  • +
  • 인쇄
이산화탄소 1톤당 처리비용 145달러 불과
시간당 300kg 탄소포집...가정도 사용가능
▲UIC공대 연구진이 디자인한 탄소포집과정 이미지. 이산화탄소는 건조한 유기용액에 흡수돼 중탄산나트륨 이온을 형성하고, 이 이온은 멤브레인(막)을 가로질러 이동한 후 액체용액에서 농축된 이산화탄소로 용해된다. (탄소원자=빨간색, 산소원자=파란색, 수소원자=흰색) (사진=UIC)


배낭보다 작은 크기인데도 기존 시스템보다 100배 더 많은 탄소를 포집하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대학(UIC) 연구진은 현재의 탄소포집기술(CCU)보다 100배 더 효율적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비용 효율적인 '적층형 인공잎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으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연료나 기타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공잎 시스템의 크기는 배낭에 들어갈 정도로 작다. 게다가 실험실 가압탱크의 순수한 이산화탄소로만 작동하는 다른 탄소포집기술과 달리, 이 인공 잎은 실험실 밖 현장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

미네시 싱 UIC공과대학 화학과 조교수는 "전기투석 방식으로 구동되는 인공잎 시스템은 모듈 표면적이 작고 유동성이 높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모듈은 필요에 따라 추가하거나 뺄 수 있어, 산업계뿐만 아니라 가정과 교실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가정용 가습기 크기의 소형모듈은 하루 1kg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다. 또 4개의 산업용 전기투석 장치로는 연도가스(flue gas)에서 시간당 300kg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어, 탄소배출이 많은 화력발전소용으로 제격이다.

연구진은 기존의 표준 인공잎 시스템을 값싼 재료로 개조했다. 전기충전된 얇은막(멤브레인)으로 건조한 면과 젖은 면을 나눈 것이다. 건조한 쪽에서 유기용매는 이용가능한 이산화탄소에 부착돼 얇은막에 중탄산염 또는 베이킹소다를 생성한다. 중탄산염이 형성됨에 따라, 음전하를 띤 이온들은 얇은막을 가로질러 젖은 면에 있는 수성용액의 양전하를 띤 전극으로 당겨지는 것이다. 그리고 액체용액은 중탄산염을 다시 이산화탄소로 용해시켜 연료나 기타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전하를 이용하면 중탄산염이 얇은막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속도를 높인다.

시험결과, 개조된 인공잎 시스템은 1시간에 4cm²당 3.3밀리몰(mmol)의 매우 높은 유동성(flux:반응에 필요한 표면적 대비 탄소포집 속도)을 보였다. 1와트(W)짜리 LED 전구에 필요한 에너지보다 적은 양의 전기(0.4KJ/시간)만 써도 다른 시스템보다 100배 이상 우수한 것이다. 이산화탄소 1톤당 시스템 비용은 145달러에 불과해, 탄소포집 비용이 1톤당 200달러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에너지부의 권고와도 맞아떨어졌다.

싱 교수는 "인공잎 시스템은 성능이 가장 뛰어난 실험실 기반 시스템과 비교해도 탄소포집률이 높고 비용이 저렴하다"면서 "특히 연구실 밖에 배치될 수 있어 대기중 온실가스 감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공잎 시스템의 디자인과 실험결과는 에너지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