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이상 '전무'...삼성디스플레이와 카카오 '낙제점'
한·중·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가운데 매출 1위를 달리는 삼성전자의 탈탄소 성적이 23위로 뚝 떨어졌다.
2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동아시아 30개 ICT 기업들의 기후위기 대응과 재생에너지 사용 노력을 총괄적으로 조사한 평가보고서 '탈탄소 경쟁, 어디까지 왔나?'에 따르면, 'B' 등급 이상을 받은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가장 높은 종합등급을 받은 소니도 'C+'에 그쳤다. 한국 기업 가운데 LG전자가 'C-'로 가장 높았다. 30개 기업 중 낙제점인 'F'를 받은 2곳은 모두 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와 카카오였다.
이번 조사는 2019년 '포브스 선정 100대 디지털 기업'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한·중·일 국가별로 10개씩 총 30개 기업을 선정해 진행됐다. 평가 기준은 지난 9월 30일까지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기후위기 대응 약속 △기후위기 대응 실천 △정보공개의 투명성 △기후위기 대응 정책 옹호활동 등 4개 항목이다.
조사대상 30개 기업 가운데 LG전자와 파나소닉 등 18곳은 향후 30년 이내 탄소중립이나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또 LG전자와 소니 등 7개 기업은 2050년 이전 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협력업체를 포함한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기업은 소니와 도시바, 히타치 등 3곳뿐이었다. 이마저도 글로벌 RE100 기업들의 평균 목표연도인 2028년에 견줬을 때 너무 늦은 시기이다.
그린피스는 한·중·일 ICT 기업이 기후위기에 상당한 책임이 있음에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이제서야 겨우 첫발을 내딛은 상황"이라며 "RE100 캠페인에 가입한 261개 기업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율을 50% 넘긴 기업이 이미 절반이며, 100%를 달성한 기업도 53개인 것을 감안할 때 한·중·일 주요 ICT 기업의 실천 수준은 매우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동아시아 ICT 기업의 전력 사용량은 ICT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면서 급격히 증가했고, 덩달아 온실가스 배출도 늘어났다. 2020년 한국 ICT 산업 생산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3%에 해당하는 448조원이었다. 2019년 ICT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3700만톤으로, 대표적인 온실가스 산업으로 꼽히는 시멘트산업의 배출량보다 1.5배 많은 수준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2020년 기준 한국전력 산하 공기업 5개사를 제외하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이어 국내 온실가스 배출 3위 기업이다. 지난해 순이익 기준 아시아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이번 기후 성적표에서 'D'를 받아 30개 기업 중 23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의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1년 약 530만톤에서 2020년 1253만톤으로, 지난 9년간 1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121조원에서 166조원으로 증가해, 매출액 대비 배출량도 1억원당 4.4톤에서 7.5톤으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탄소중립 목표와 재생에너지 100% 사용 목표를 수립하지 않고 있고,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활동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기업명
|
국가
|
종합등급
|
약속
|
실천
|
투명성
|
애드보커시
|
소니
|
일본
|
C+
|
C
|
C
|
B+
|
A-
|
후지쯔
|
일본
|
C
|
C-
|
C
|
C+
|
A-
|
파나소닉
|
일본
|
C
|
C-
|
D+
|
C+
|
A-
|
LG전자
|
한국
|
C-
|
C-
|
C
|
B+
|
F
|
라쿠텐
|
일본
|
C-
|
C-
|
C+
|
C-
|
F
|
바이두
|
중국
|
C-
|
D
|
D+
|
C+
|
B+
|
화웨이
|
중국
|
C-
|
F
|
C
|
C+
|
A-
|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
일본
|
C-
|
D-
|
C-
|
B
|
A-
|
히타치
|
일본
|
C-
|
D+
|
C
|
C+
|
A-
|
도시바
|
일본
|
C-
|
D+
|
D
|
C+
|
A-
|
소프트뱅크
|
일본
|
D+
|
D
|
D+
|
C-
|
A-
|
야후재팬
|
일본
|
D+
|
C-
|
D
|
C-
|
C+
|
SK하이닉스
|
한국
|
D+
|
D+
|
D
|
C+
|
D-
|
차이나모바일
|
중국
|
D+
|
D-
|
D+
|
C
|
B+
|
캐논
|
일본
|
D+
|
D
|
D
|
B+
|
D-
|
네이버
|
한국
|
D+
|
D+
|
F
|
C+
|
D-
|
텐센트
|
중국
|
D+
|
F
|
D-
|
C
|
A+
|
차이나유니콤
|
중국
|
D+
|
F
|
D+
|
C
|
B+
|
케이티
|
한국
|
D
|
D-
|
D
|
C+
|
F
|
차이나텔레콤
|
중국
|
D
|
D-
|
D-
|
C
|
B+
|
징동닷컴
|
중국
|
D
|
F
|
D
|
C
|
D-
|
SK텔레콤
|
한국
|
D
|
D
|
D-
|
C
|
F
|
삼성전자
|
한국
|
D
|
F
|
C
|
C
|
F
|
GDS
|
중국
|
D-
|
F
|
C-
|
F
|
B-
|
LG디스플레이
|
한국
|
D-
|
F
|
D
|
C+
|
F
|
알리바바
|
중국
|
D-
|
D-
|
D-
|
F
|
C+
|
LG유플러스
|
한국
|
D-
|
F
|
D
|
C
|
F
|
샤오미
|
중국
|
D-
|
F
|
D
|
D+
|
F
|
삼성디스플레이
|
한국
|
F
|
F
|
D
|
D
|
F
|
카카오
|
한국
|
F
|
F
|
D-
|
D+
|
F
|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전체 주택용 전력소비량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의 전력을 사용하면서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올해 신년사 다짐이 빈말이 되지 않도록 삼성전자가 인류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 대응에서 책임 있는 글로벌 선두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 1월 뇌물공여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 "선두기업으로서 몇십 배, 몇백 배 책임감을 갖자"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조사를 진행했던 그린피스는 ICT 기업들을 향해 시급한 기후위기 대응 및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강화를 위해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먼저 실제 사용전력과 별개로 환경가치만을 구매하는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대신 실제 사용전력 자체를 구매하는 '전력구매계약'(PPA)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 공급망까지 포함한 2030년 이전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100% 목표를 수립하고, 직접배출(Scope1)과 간접배출(Scope2)뿐 아니라 공급망을 포함한 외부배출(Scope3) 정보까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의 세부목표를 이행하도록 주문했다.
한편 그린피스는 이날 보고서 발표에 맞춰 오전 10시 서울 용산 효창운동장에서 ICT 기업들의 저조한 탈탄소 성적을 비판하는 모의 경주대회 행사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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