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처럼 전력소모 적고 생태계 복원 용도
엄청난 전력이 소비되는 비트코인 채굴은 탄소배출을 증가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생태계 보존을 토대로 만들어진 '친환경 토큰'이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다. 블록체인은 모든 사용자들이 거래내역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며, 거래내역 입력값을 암호화해서 기록하는데 이 일련의 과정은 엄청난 전력을 소모한다. 암호화폐사이트 디지코미스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1개를 채굴하는데 약 1544킬로와트(kWh)의 전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우리나라 4인가구가 한달 사용하는 전력의 약 5배에 이른다.
현재 전세계 암호화폐 채굴은 대부분 중국에 몰려있다.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장의 약 40%는 석탄을 주요 전력원으로 사용하며, 나머지 60%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24년에 이르면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장이 1억3000만미터톤의 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이탈리아나 사우디아라비아가 매년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맞먹는 양이다.
이처럼 비트코인 채굴은 많은 양의 전력을 소비하고, 열을 발생시킨다. 이에 비트코인같은 암호화폐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책임감있는 디지털 통화를 설계하고 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전통적인 화폐에 기반한 금융시스템은 오히려 기후위기를 부추기고 있어 지속가능한 모습으로 변화해야 할때라는 지적이다. 현재의 '돈' 즉 화폐의 모습은 수세기동안 변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오래전 동물가죽이나 조개껍질을 화폐로 사용하던 인간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표현해왔지만 17세기 이후 돈의 모습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돈의 모습이 변화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많다. 금융기관은 직접적으로도 탄소배출을 하지만 투자와 대출, 인허가 등의 투자활동을 하면서 직접 배출량보다 700배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고 기후 비영리자선단체인 CDP가 밝혔다.
최근 탈중앙화 방식의 친환경 토큰이 부각되는 이유도 이런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 친환경 토큰은 블록체인 기반이지만 비트코인처럼 에너지 소모가 많지 않다.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환경 친화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블록체인 기술을 잘만 활용하면 경제적 통화기능뿐 아니라 환경보호 및 생태 재생을 포함한 다른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떠오르고 있는 친환경 토큰은 '자연자본 토큰'이다. 생산한 수확량처럼 자연자본 또는 생태계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나타내는 토큰이다. 카리브해 섬에 있는 '퀴라소'(Curaçao) 숲에서 매년 생산되는 과일 수확량의 소유권을 담은 토큰을 제작할 수 있다.
또다른 친환경 토근으로 '생태학적 데이터 토큰'이 거론된다. 이 토큰은 생태계의 상태에 관한 데이터가 포함돼 있다. 생태계 자체가 아닌 그 생태계의 상태가 유지됨으로서 환경에 제공하는 '긍정적인 서비스'에 대한 투자다. 일례로 '포시도니아 오세아니카'라는 지중해의 인기 해초는 플라스틱을 없앨 수 있는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런 해초 보호에 기여하는 생태학적 데이터기반 토큰이 제작될 수 있다.
이런 친환경 토큰들은 지속가능성을 넘어 장기적으로 자연을 재생하는데 쓰일 수 있다. 즉 천연자원의 보존과 재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통화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토큰의 사용이 확대될수록 환경보호와 생태계 재생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최근 돈의 역사를 다룬 '신성한 경제학의 시대'로 전세계 석학들의 주목을 받은 찰스 아이젠스타인(Charles Eisenstein)은 "돈이 금으로 뒷받침될 때, 사람들은 금의 가치로 인해 금을 채굴하기 위해 달려들었다"며 "점점 줄고 있는 숲과 깨끗한 강 등 자연환경이 돈을 뒷받침한다면 자연을 소중히 보전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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