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조류 개체수까지 감소시킨다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6-28 13:21:12
  • -
  • +
  • 인쇄
美로율라대 연구팀 '금화조' 대상 연구결과
폭염은 생식기능 저하와 뇌 회로까지 변화
▲호주에 주로 서식하는 금화조


지구온난화로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커지면서 조류의 번식이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로욜라대학교 사라 립슈츠(Sara Lipshutz) 부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폭염은 조류들의 생식기능을 저하시키고 이성을 유혹하는 노래 기능을 감퇴시켜 장기적으로 조류 개체수 감소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금화조(Zebra finch)를 높은 온도에 4시간 노출시키는 방법으로 폭염이 이들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는 대부분의 야생 새들이 한여름 낮에 경험하는 폭염과 동일한 강도였다.

연구결과, 폭염은 조류 생식기에 있는 수백개의 유전자 활동을 변화시켰다. 또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의 영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립슈츠 부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폭염이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의 영역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는 꼭 죽음에 이르지 않는 더위라도 새의 생식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폭염은 새들이 번식을 위해 노래를 부르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뇌의 회로도 변화시켰다. 이성을 유혹하는 새들의 노래기능이 감퇴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온도가 올라가면 새들은 소리를 잘 내지 못하거나 아예 내지 않는다"며 "이는 수컷들이 암컷들을 유혹하지 못해 번식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수십년동안 조류의 개체수는 크게 감소했다. 기후변화 요인 외에도 농업과 살충제 등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수십억 마리의 조류가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폭염까지 덮치면 조류 개체수는 더 많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다. 실제로 전세계 곳곳에서 살인적인 폭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월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50℃를 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6월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폭염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립슈츠 부교수는 "폭염이 온도와 관계없이 일정한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온혈동물인 조류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라며 "하지만 죽음 외에도 조류의 생리학적, 행동적 변화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미국 테네시대학 생태진화생물학과 엘리자베스 데리베리(Elizabeth Derryberry) 부교수는 "우리는 삼중고에 맞딱뜨렸다"며 "폭염은 새들의 뇌뿐만 아니라 정소와 난소에서 생산되는 호르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이성을 유혹할 동기를 감소시키고 스스로를 가꾸는 시간이 많아져 조류의 독립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조류 개체수 감소로 이어진다고 봤다.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