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는 다 어디갔나?…18년새 95% 줄었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2-10-13 11:24:52
  • -
  • +
  • 인쇄
10㏊당 2289마리→22마리로 급감
"흔한 종 개체수 감소는 생태계 경고"
▲봄의 전령 제비 (사진=연합뉴스)

매년 처마 밑에 집을 짓고 봄을 알리던 제비 수가 18년 사이에 우리나라에서 95%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세계자연기금(WWF)의 지구생명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전날 서울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창용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1987년 10㏊(헥타르)당 2289마리씩 발견되던 제비가 2005년 들어 동일 면적에 22마리씩밖에 보이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제비가 감소했다는 건 이들의 주식이자 생태계 기반을 구성하는 곤충이 그만큼 감소했음을 보여준다"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의 변화를 살피면 생태계 전체의 변화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 등 연구진이 지난 2020년 5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970년대 연구 목적으로 4만6826마리씩 포획되던 꼬까참새는 2010년을 전후해 포획량이 94.8% 줄어 2422마리밖에 잡히지 않았다. 꼬까참새와 같은 참새목 되새과 조류인 쑥새도 같은 기간 포획량이 95.8% 줄어 국내에 서식하는 일부 조류의 개체 수 급감이 확인된다.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참새 떼(사진=연합뉴스)

연구진은 지난해 3월 국제학술지 '생태와 진화의 최전선'(Frontiers in Ecology and Evolution)에 개재한 논문에서도 지난 20년 동안 한국서 번식하는 가장 흔한 조류 52종 가운데 20종의 개체 수가 감소했다고 전했다.

환경부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마다 개정해 발표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에 따르면, 한국의 멸종위기 야생동물은 2007년 221종에서 2022년 282종으로 15년 만에 61종 늘었다.

최 교수는 "생물종 다양성 감소는 희귀종에서만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만, 개체 수가 많아 실질적으로 생태계를 지탱하는 흔한 종의 개체 수 감소는 생태계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물들은 지금까지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그런 노력에 실패할 가능성이 명백해지고 있다"며 "(변하는) 환경에 견딜 수 있는 일부 종만 번영하면 생물종 다양성이 주는 혜택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