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일회용 포장재...소형포유류 대변에서 나온 플라스틱 입자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7-07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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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대학연구진, 소형포유류 7종 대변 조사한 결과
4종에서 플라스틱 검출...폴리에스터가 27%차지
▲유럽고슴도치(European hedgehog). 유럽고슴도치를 비롯한 4종의 소형포유류 대변에서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사진=언스플래시)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 서식하는 소형 포유류 7종 가운데 4종의 체내에서 플라스틱이 나왔다.

영국 서섹스대학과 엑서터대학이 포유류협회(The Mammal Society)와 진행한 소형 포유류의 플라스틱 노출도 조사에서 조사대상 종의 절반 이상이 대변에서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잉글랜드와 웨일즈 지역에 서식하는 포유동물 7종의 261개 대변샘플 가운데 16.5%에서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대변샘플에서 플라스틱이 검출된 동물은 유럽고슴도치(European hedgehog)와 북숲쥐(wood mouse), 영국야생밭쥐(field vole), 시궁쥐 등 4종이다. 연구진은 배설물의 플라스틱 밀도가 인간 연구에서 보고된 것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가장 많이 검출된 플라스틱 소재는 합성섬유에 많이 쓰이는 '폴리에스터'와 일회용 포장에 많이 쓰이는 '폴리에틸렌' 그리고 고무산업에 많이 사용되는 '폴리노르보넨'으로 나타났다. 특히 폴리에스터는 검출된 플라스틱의 27%를 차지했다. 대변에서 플라스틱이 검출된 4종 가운데 북숲쥐를 제외한 3종에서 이 소재가 검출됐다. 연구진은 가정에서 의류를 세탁하면서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이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고, 하수찌꺼기인 슬러지는 비료로 활용되면서 토지까지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플라스틱의 25% 이상은 생분해성 또는 바이오플라스틱이었다. 연구진은 바이오플라스틱은 일반적인 화학플라스틱보다 자연에서 더 빨리 분해될 수 있지만, 소형 포유류가 섭취했을 때 미치는 생물학적 영향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된 플라스틱 입자들은 포유동물이 미세플라스틱을 직접 섭취하거나 오염된 먹이를 섭취해 내장으로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도시지역에서 채취한 샘플의 플라스틱 농도가 높고 초식동물은 플라스틱 농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초식동물, 식충동물, 잡식동물 및 도시, 산간지역을 가리지 않고 야생동물의 플라스틱 섭취가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이 먹이사슬을 통해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 필요성도 제기됐다. 에밀리 스리프트(Emily Thrift) 서섹스대학 연구원은 "장소와 종을 불문하고 플라스틱 흔적이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며 "이는 플라스틱이 다양한 방식으로 모든 환경에 스며들 수 있음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럽고슴도치와 영국야생밭쥐는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어 더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피오나 매튜스(Fiona Mathews) 서섹스대학 환경생물학 교수는 "플라스틱 섭취가 지상포유류 및 그들의 보존에 미치는 영향을 더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널리 퍼진 포유동물의 배설물을 분석해 플라스틱의 환경 누출정도와 야생동물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튜스 교수는 유럽고슴도치의 배설물에서 플라스틱 분자가 가장 많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유럽고슴도치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멸종취약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전 연구에서 유럽고슴도치의 주식인 지렁이들이 미세플라스틱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튜스 교수는 "플라스틱의 위협에서 야생동물 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노출 규모 및 경로를 보다 정확하게 설정하고 소형포유류를 먹이로 삼는 포식동물을 추가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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