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앙' 덮친 파키스탄...전례없는 폭우에 1000명 넘게 사망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8-29 14:48:11
  • -
  • +
  • 인쇄
주택과 도로 등 파괴...3300만명 이재민 발생
"배출량 낮은 국가가 기후재앙...불공평하다"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 자프라바드에서 한 이재민 가족이 가재도구 등을 짊어지고 폭우로 침수된 지역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폭우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파키스탄이 몬순 우기에 발생한 홍수로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300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역사상 최악의 기후재앙을 겪고 있다. 셰리 레만(Sherry Rehman) 파키스탄 상원의원 겸 기후변화장관은 "이런 끊임없는 폭우는 전례 없는 일로, 보통의 몬순과 거리가 매우 멀다"며 "지난 10년 사이에 가장 힘든 기후재앙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와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는 매년 6월~9월이 몬순 우기다. 그러나 올해 우기는 예년보다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우기가 시작되기전인5월부터 비가 내린데다, 폭우의 강도도 세졌다. 특히 파키스탄 남동부 지역의 피해가 컸다. 신드주의 경우는 강수량이 예년보다 784%나 많았다. 비가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내린 탓에 현재 파키스탄 남부는 거의 물에 잠긴 상태다. 

폭우가 파키스탄 4개주를 휩쓸면서 33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약 50만 채에 가까운 집들이 파손됐다. 파키스탄 인구 2억3000만명 가운데 14%가 넘는 사람들이 이번 폭우에 피해를 당했다. 2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국립재난관리청(NDMA)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어린이 348명을 포함해 1033명에 달했다. 하루에 100명 이상 사망하는 날도 있었다. 

수많은 집들과 도로 등 제반 인프라가 폭우에 휩쓸려가거나 파괴되면서 파키스탄은 사실상 국가 비상사태를 맞고 있다. 핵심인프라가 부족했던 발로치스탄과 신드주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국토의 절반을 차지하는 발로치스탄주 면적의 최소 75%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 북서부의 차스다, 노셰라 지역에서는 35만명이 대피했으며 코히스탄은 다른 지역과 완전히 단절됐다. 현지 언론은 최근 24시간 동안 최소 8만3000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 피해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발로치스탄에는 9월 중순 또 한차례 비 예보가 있어서, 앞으로 폭우에 따른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군인과 구조대원들을 파견해 지원하고 있지만 최근 심각한 경제난으로 대응에 한계가 있어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Bilawal Bhutto Zardari)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파키스탄이 홍수에 대처하려면 막대한 재정적 도움이 필요하다며 농작물도 대부분 파괴돼 자국의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유엔(UN) 등 국제기구에서 긴급자금을 동원해 파키스탄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홍수피해는 지난 2010년 2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파키스탄 국토의 약 5분의1이 물에 잠겼던 기록을 깬 것으로 평가됐다. 셰리 레만(Sherry Rehman) 파키스탄 상원의원 겸 기후변화장관은 "2010년 홍수보다 더 최악의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파키스탄은 NGO저먼워치(NGO Germanwatch)의 세계기후위험지수에서 8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기후위험지수는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판단된 국가를 순위별로 나열한 목록이다.

이 파키스탄 당국은 파키스탄이 세계 다른 곳에서 자행한 무책임한 환경파괴의 결과를 부당하게 지고 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무스타파 나와즈 코하르(Mustafa Nawaz Khokhar) 상원의원은 "전세계 배출량의 1% 미만인 국가가 기후재앙을 받는 쪽이라는 것은 매우 불공평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