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홍수·토네이도...기후재난에 美 주택보험료 1년새 12% '껑충'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8-08 16:58:59
  • -
  • +
  • 인쇄
산불과 홍수 발생 위험 지역 보험료 더 높아
침식과 해수면 상승에 해안부동산 우려 커져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증가하면서 미국의 부동산 보험료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미국 보험비교업체 폴리시지니어스(Policygenius)는 2021년 5월~2022년 5월까지 주택 보험료가 급등해 미국 주택소유자의 약 90%가 연평균 134달러를 추가 부담했다고 미국 CNBC가 최근 보도했다.

1년 사이에 미국 평균 주택 보험료는 12.1% 증가했지만, 아칸소와 워싱턴, 콜로라도 등 재난 발생빈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보험료가 더 크게 올랐다. 이에 전문가들은 자연재해로 인한 재건비용 증가, 노동력 부족 및 수요 급증이 주택 보험료 인상을 야기했고, 앞으로 주택 보험료는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해양대기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파와 산불, 홍수, 토네이도 및 기타 악천후 등의 자연재해로 200억달러의 피해가 추가로 발생했고, 이를 포함해 20건의 자연재해로 발생한 비용은 1450억달러에 이른다. 이 가운데 750억달러는 허리케인 이다로 발생했다. 제레미 포터(Jeremy Porter) 미국 기후변화비영리단체 퍼스트스트리트재단(First Street Foundation) 수석연구책임자는 "이런 일들이 자주 일어나면서 더 많은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브래드 라이트(Brad Wright) 미국 공인재무설계사 론치파이낸셜플래닝(Launch Financial Planning) 업무집행 담당자는 "침식과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부동산 고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해안가 주택 매입을 고려할 경우 홍수위험과 부동산 보험료 관련 질문은 항상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미국에서 100년에 한 번 홍수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부동산이 총 800만채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퍼스트스트리트재단은 2020년 보고서에서 이 숫자가 거의 2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미국 소비자정보분석업체 밸류펭귄(ValuePenguin)은 홍수피해에 따른 연간 평균 보험료가 985달러일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재해위험이 높은 지역에서는 이 비용이 훨씬 더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해 10월 FEMA에서 홍수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개편하면서 일부 해안부동산 보험료가 700~800달러에서 연간 4000달러~5000달러까지 인상됐다. 라이트는 "이같은 인상폭은 저소득 가정이나 퇴직자, 특히 가족으로부터 상속받은 부동산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큰 부담일 것"으로 우려했다.

산불위험에 따른 비용도 올랐다. 퍼스트스트리트재단은 미 전역 최소 1000만개의 부동산이 큰 산불 위험에 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클 배리(Michael Barry) 미국 보험정보연구소(Insurance Information Institute)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는 주택보험사가 위험을 반영해 보험상품가격을 책정하면서 산불 발생빈도가 높은 지역의 보험료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령 캘리포니아에서는 2021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보험료가 10% 가까이 올랐는데, 폴리시지니어스에 따르면 여기에는 산불의 증가가 부분 영향을 미쳤다. 빌 패럿(Bill Parrott) 텍사스주 재무설계사 패럿웰스매니지먼트(Parrott Wealth Management) 사장은 "산불이나 홍수위험이 큰 지역으로 이사할 경우 운송업체가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배리 책임자는 거주지역에 관계없이 부동산을 매입하기 전 클라이메이트체크(Climate Check) 또는 리스크팩터(Risk Factor)와 같은 무료 측정도구를 사용해 특정 부동산에 대한 장기 기후위험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