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부산 '플라스틱 쓰레기' 양산...일회용 비닐 우비 돈주고 사라?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9-21 09:52:37
  • -
  • +
  • 인쇄
일회용 비닐 우비 3000원에 팔고 일반쓰레기에 버려져
롯데월드부산 "재활용한다" 해놓고 재활용업체명은 함구
▲부산 롯데월드 ⓒnewstree


올 3월 개장 이후 누적 이용자가 50만명이 넘은 롯데월드부산이 플라스틱 쓰레기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물놀이 기구 이용객들이 쏟아내는 하루 수천개의 비닐 우비가 어떻게 재활용되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월드부산의 '자이언트 스플래시'라는 놀이기구를 이용하려면 물에 젖지 않기 위해 우비를 착용해야 한다. 이 우비는 분홍, 파랑, 노란색 등 색상있는 비닐로 만들어졌다. 놀이기구 담당 직원도 이용객들에게 연신 우비 착용을 권유했다. 우비를 입지 않으면 옷이 다 젖을 수 있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이다보니, 대부분의 이용객들은 1개당 3000원씩하는 비닐 우비를 별도로 구매하고 있다.

문제는 돈을 주고 구입한 비닐 우비를 한번만 쓰고 버린다는 점이다. 놀이기구를 내리면 쓰레기통과 함께 우비수거함이 마련돼어 있었다. 하지만 놀이기구에서 정신없이 내리는이용객들은 놀이기구에서 내리자마자 출구 통로에 있는 쓰레기통에 사용한 우비를 버렸다. 이에 대해 롯데월드부산 관계자는 "사용한 우비는 전량 수거해서 재활용 가공업체에 보내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비는 100% 재활용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롯데월드부산은 다른 쓰레기들과 마구 뒤엉켜있는 비닐 우비를 쓰레기통에서 일일이 분리수거해서 재활용 가공업체에게 보낸다는 얘기가 된다. 이 관계자는 비닐 우비를 수거해가는 재활용 업체가 어디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끝내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뉴스트리 취재진은 롯데월드부산이 위치한 기장군의 재활용업체들에게 일일이 전화로 확인한 결과, 우비를 재활용하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동부산재활용센터 대표는 "우비는 재활용을 하지 않는다"면서 "대부분의 우비는 소각하거나 폐기된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재활용센터를 운영하는 김현수 ACI 대표는 "우비같은 경우는 재활용해도 단가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국내 재활용업체들이 재활용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물에 젖지 않기 위해 우비를 입고 '자이언트 스플래시' 놀이기구를 탄 사람들 ⓒnewstree


'비닐'은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은 매립하면 썩는데 최소 500년 이상 걸리고,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대기와 토양이 오염된다. 지난 6월 영국 스코틀랜드 스털링대학 연구진은 로타바이러스 등 설사와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장내 바이러스가 길이 5mm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에 달라붙어 물속에서 생존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최근에 영국 헐 요크 의과대학의 연구팀은 살아있는 사람의 폐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하기도 했다.

비닐은 소각해도 문제다. 소각할 때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이 대기로 배출된다. 이는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뿐만 아니라 비닐을 소각하면 인체에 치명적인 다이옥신 등 유독물질도 발생한다. 다이옥신은 소량만 섭취해도 인체에 축적돼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 무색의 발암물질로, 주로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환경호르몬이다.

이처럼 인체에 유해하고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비닐 우비가 부산 롯데월드에서 하루 1500개 이상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 우비는 모자 크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끈까지 달려있다. 끈은 비닐과 재질이 달라 우비 채로 버려질 경우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게 재활용업체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비닐 우비가 재활용되는 것을 확인하느냐는 질문에 롯데월드부산 관계자는 "재활용 가공업체에 우비를 보내는 것까지가 롯데의 역할"이라며 "그 이후의 과정은 재활용 가공업체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롯데가 책임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월드부산에서 '자이언트 스플래시' 놀이기구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직장인 A씨는 "한번 쓰고 버리는 비닐 우비를 3000원이나 주고 산다는 것도 아깝지만, 이렇게 버려지는 비닐 우비가 매일 쏟아진다고 생각하니 찜찜하다"면서 "이 놀이기구를 이용하면 쓰레기를 만드는 것 같아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현대백화점그룹, 48명 임원인사..."변화보다 안정성에 방점"

현대백화점그룹이 30일 사장 1명, 부사장 2명을 포함해 승진 27명, 전보 21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6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 인사 폭은

SK AX, 김완종 CCO 사장으로 승진..."AX 이끌 적임자"

SK㈜ AX는 김완종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신임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국내 산업 전반에서 AX(AI Transformation) 확산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SKT 사령탑 교체...신임 CEO에 정재헌 사장 선임

SK텔레콤은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30일 발표했다.정재헌 신임CEO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T에 합류했다. 2021

기후/환경

+

호주 봄날씨 실화냐?...한낮 기온이 46℃ '지글지글'

호주 북부지역이 봄철인 10월에 40℃를 웃도는 폭염을 겪고 있다.호주 기상청(BoM)은 북부 지역인 퀸즐랜드주와 노던 준주의 일부 지역이 올해 가장 더운

폭염에도 실내온도 6℃ '뚝'…호주에서 옥상용 냉각코팅제 개발

폭염에 실내온도를 낮을 수 있는 옥상 코팅기술이 새로 개발됐다.호주 시드니대학교 연구진은 폭염시 실내온도를 최대 6℃까지 낮출 수 있는 옥상용

[주말날씨] 단풍 보러갈 수 있을까...'가을비' 내린 후 쌀쌀

11월 첫 주말은 단풍이 물들며 완연한 가을날씨지만, 곳곳에 비가 내린 후 다시 초겨울 날씨가 오겠다.1일은 전국이 오전까지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

“기후위기 시대, 아이 낳기 두렵다”…출산 기피하는 美 Z세대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이 미국 젊은 세대의 출산 결정까지 흔들고 있다.피유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미시간대 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

1분마다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온난화로 年54.6만명 목숨잃어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인구 가운데 1분에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화에 따른 영향으로 90년대에 비해 23% 증가한 54만6000명의 전

섬나라 쑥대밭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4일만에 괴물로 변한 이유

카리브해 섬나라들을 쑥대밭으로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Melisa)가 짧은 시간에 역대급 초강력 폭풍우로 발달한 것은 '해양온난화'가 원인으로 꼽혔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