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무대응에 日 언론 '반대없는 한국' 논평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희석한 물에 키운 광어를 공개하며 여론몰이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18일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은 도쿄전력이 전날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에 광어 사육시험장으로 취재진을 초청했다고 보도했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오염수 방출을 앞두고 주변 국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시험장에는 일반 해수가 들어있는 파란색 수조와 오염수가 섞인 노란색 수조가 설치됐다. 현재 도쿄전력은 이곳에서 광어 수백마리를 양식중이다.
오염수가 희석된 수조의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 농도는 해양 방출시의 수치와 같다고 도쿄전력은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기준치의 40분의 1에 해당하는 1L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삼중수소 농도를 낮출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파란색 수조와 노란색 수조에서 자라는 광어의 생육 상황에 차이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염수에서 자란 광어 1세대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최경숙 활동가는 "방사능 피해는 유전적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확대되고, 먹이사슬을 올라갈수록 그 피해가 농축된다는 점에서 사람도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제시한 삼중수소 농도 기준치도 실질적인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농도가 아닌 총량이기 때문이다. 광어 수조에 들어간 오염수가 기준치 이하로 희석됐다 하더라도 방류 예정인 오염수는 총 130만톤에 달한다. 정해진 계측 단위 내에서 오염물질이 기준치 이하로 희석된다 하더라도 자연에 노출되는 방사성 오염물질의 절대적인 양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진다.
게다가 삼중수소 외에도 오염수에서 검출될 수 있는 방사성 핵종은 62개에 이른다. 도쿄전력은 지난 2020년 방사능 오염수 2000톤을 시범적으로 정화하면서 7개 핵종에 대한 농도 자체만을 밝혔고, 기준치를 제시하거나 다른 핵종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특히 '탄소-14'는 반감기가 466배 길면서 어류내 생물농축계수는 5만배나 높아 먹이사슬을 통해 오염 지역에 있지 않은 사람까지 피폭시킬 수 있는 물질이다. 하지만 해당 물질은 도쿄전력이 오염수를 처리하는 '다핵종 제거설비'(ALPS)로 걸러지지 않는다.
이같은 상황에도 최인접국인 우리 정부는 별다른 대처가 없어 오염수 방류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일본 지지통신은 '국제 기준에 따른 원전 처리수 방출, 반대 없는 한국' 기사에서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대응이 달라진 점에 주목하며 "한일 관계 개선에 의욕적인 윤석열 정권의 자세를 반영해 대응이 부드러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 활동가는 "정부측 인사들과 회의를 하거나 자료조사를 요청하면 너무 무성의한 자료들이 와서 난감한 경우도 있다.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소비는 심리다. 실질적인 건강 피해가 당장 발생하지 않더라도 수산물에 대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천일염 가격부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어민들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건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 활동가는 "제주도 해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수산물이 문제가 아니라 오염된 바다에서 물질을 하는 우리 건강에도 좋지 않은 것 아니냐는 걱정을 많이 하신다"며 "현 정부는 국민적 우려사항에 대해 책임감 있는 대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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