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과 빈곤층 '기후불평등' 해결방법 없나?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2 08:50:02
  • -
  • +
  • 인쇄
국가내 기후불평등 격차, 국가간 격차보다 커
횡재세와 국가누진세도 불평등 해소에 도움


기후불평등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한 국가 내 부유층과 빈곤층의 탄소배출량 격차가 국가간 격차보다 더 커졌다.

세계불평등연구소(World Inequality Lab)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간한 '기후불평등보고서 2023(Climate Inequality Report 2023)'에 따르면 전세계 부유층 '오염엘리트'와 나머지 인구간 배출격차가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국가 내 탄소불평등이 국가간 탄소불평등보다 더 크다"면서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부유층의 소비와 투자가 더 많은 배출비중을 차지하는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간 불평등도 상당하지만 한 국가내에서 배출의 불평등은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현재 전세계 기후정책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차이와 현재 및 역사적 배출책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많은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 소득이 가장 높은 이른바 '오염엘리트'가 빈곤층의 배출량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선진국 저소득층보다도 개발도상국 부유층의 탄소배출량이 훨씬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개도국의 기후불평등을 해소하려면 해외 기후원조와 더불어 개도국 스스로 자국 세금제도를 개혁해 자본을 재분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개도국을 포함한 전세계 부유층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경우 세계 최빈곤층이 어느 정도 배출량을 늘리는 일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초과이익에 부과하는 횡재세가 저탄소 투자금 조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부유층과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국가 누진세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공동집필한 독일 포츠담기후연구소(PIK) 논문에서도 부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저탄소경제 전환자금을 대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중국과 같은 대형 신흥경제국의 탄소배출 책임이 증가하고 있어 이들도 이제 명확한 넷제로 배출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피터 뉴웰(Peter Newell) 영국 서섹스대학 국제관계학 교수는 "국가 내 탄소불평등은 배출계층과 기후피해 취약계층간 탄소불평등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배출불평등이 중요한 문제임을 강조했다. 그는 기후위기를 해결하려면 소비패턴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오염엘리트의 소비를 감소시키고 투자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해결책은 오염엘리트에 초점을 맞춰 보다 공평하고 효율적인 배출감축정책을 고안하는 데 있다고 뉴웰 교수는 제시했다. 그는 "공해활동 누진세와 화석연료 보조금 삭감을 결합해 복지국가를 강화하고 사회적 보호를 제공해 배출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광복적금부터 기부까지...은행들 독립유공자 후손돕기 나섰다

최고금리 8.15%에 가입만 해도 독립유공자 단체에 815원 기부되는 등 시중은행들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지원에 나서고 있다.8일 KB국민·신

SK이노·카카오·빙그레...광복 80년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에 '한뜻'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기업들이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독립유공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SK이노베이션은

정부, 사망자 1명만 나와도 공공입찰 제한 추진

정부가 중대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공공입찰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7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국

[최남수의 ESG풍향계] 삼성전자vsTSMC...ESG 성적은?

세계 최상위권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TSMC.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최강자이고 TSMC는 파운드리 1위 기업이다. 이들 두 기업은 글로벌 선두권

ESG평가원 "포스코, 계열사 잇단 인명사고...ESG등급 하락 전망"

포스코홀딩스가 비상장 자회사 포스코이앤씨의 반복된 인명사고로 인해 ESG평가에서 종합등급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잦은 인명사

한전, 2028년 사채발행한도 초과한다..."화석연료 탈피해야"

한국전력공사의 취약한 채무구조가 고착되고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2028년까지 사채발행한도가 초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기후/환경

+

하늘의 공포 '난기류'...가장 심한 항공 노선은 어디?

기후변화로 난기류가 더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에서 난기류가 가장 심한 항공노선은 193km 거리의 아르헨티나 멘도사-칠레 산티아고 노선인 것으

EU, 해외 탄소크레딧 구매로 탄소감축?..."탄소투자 위축" 비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전문가들의 자문도 거치지 않고 개발도상국 등 해외에서 탄소크레딧을 구매해 탄소감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

佛 파리 면적의 1.5배가 '잿더미'…기후변화가 빚은 산불

프랑스 남부에 산불이 크게 번지면서 파리의 1.5배에 달하는 면적이 잿더미가 됐다. 기후변화로 발생한 이례적인 가뭄이 산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프

[주말날씨] 천둥·번개 동반한 '국지성 호우'...남부지방 최대 150㎜

이번 주말에 또다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내리겠다. 토요일인 9일 오후부터 일요일인 10일 오후 사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7월 지구온도 1.25℃ 상승…전세계 극단적 기후패턴 두드러져

7월 전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25℃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파로 지구촌 곳곳에서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잇따랐다.6일(현지시간) 유

장마철에 몰래 폐수 방류 '딱 걸렸다''...경기도 12곳 적발

장마철을 틈타 폐수를 방류한 업체들이 덜미를 잡혔다.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18일까지 도내 31개 시군의 주요 폐수 배출사업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