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웨어러블 핵심요소 적용 기대
국내 연구진이 쭉쭉 잡아당겨도 성능이 저하되지 않는 '전자섬유'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소재는 길이가 150%까지 늘어나도 전기전도성과 내구성이 떨어지지 않는다.
25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스티브 박,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성준 교수 공동연구팀은 높은 전도성과 내구성을 지닌 액체금속 복합체를 이용해 신축성이 우수한 전자섬유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자섬유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웨어러블 소자, 헬스케어 소자, 최소 침습형 임플란터블 전자소자의 핵심요소로 여겨져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고체 금속전도체 필러(Conductive filler)를 사용한 전자섬유는 늘리면 전기전도성이 급격하게 떨어져 전기적 성질이 망가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전자섬유의 늘어나지 않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체처럼 형상이 고정된 것이 아닌 형태가 변형될 수 있는 액체금속 입자를 기반으로 한 전도체 필러에 주목했다. 액체금속 마이크로 입자는 인장이 가해질 경우에 그 형태가 타원형으로 늘어나면서 전기 저항 변화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크기가 수 마이크로미터이기 때문에 기존에 이용된 딥-코팅(dip-coating)과 같은 단순한 방법으로 실에 코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연구진은 액체금속 입자가 높은 밀도로 실 위에 전달될 수 있고, 블레이드와 기판 사이에서 현탁액의 조성을 실시간으로 바꾸면서 화학적 변성을 통해 액체금속 입자를 실과 접착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인 현탁액 전단(suspension shearing) 방법을 통해 이를 해결했다. 추가로 기계적 안정성이 우수한 탄소나노튜브(CNT)가 포함된 액체금속 입자를 한층 더 코팅하는 방식으로, 액체금속 복합체의 기계적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렇게 제작된 전자섬유는 추가적인 공정없이 우수한 초기전도성을 보였다. 또 기존 고체 금속전도체 기반 섬유들과는 다르게 150% 늘려도 전기저항 변화가 거의 없다. 기계적 안정성도 우수해 반복되는 변형 실험에도 전기적 성질을 유지할 수 있었고, 다양한 전자 부품들과 쉽게 통합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실제 상용화된 옷에 다양한 전자회로를 구현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액체금속 복합체를 코팅하는 방법이 다양한 실에 호환 가능하고, 재료의 생친화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신경과학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섬유형 바이오 전자섬유를 구현했다. 연구팀은 이 코팅 방법을 이용해 기계적 변형에 영향을 받지 않는 뇌 활동 전극, 신경 자극 전극, 다기능성 옵토지네틱 프로브도 제작해 활용범위가 넓다는 것을 입증했다.
스티브박 교수는 "옷에 다양한 전자공학적인 기능을 웨어러블 형태로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로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환자 편의성을 높인 웨어러블 헬스케어 소자나 최소침습형 임플란터블 전자소자 개발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의미있는 결과"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13일 국제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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