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경로 파악해 고도 조절
구글이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온난화에 기여하는 비행운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중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구글 공식 블로그 더키워드(The Keyword)에 따르면 최근 구글은 미국 국책항공사 아메리칸 항공과 함께 '비행운 예상 지도' 제작에 착수했다. 위성사진, 기상정보, 비행경로를 한데 모아 AI로 하여금 비행기 조종사들이 비행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경로를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비행운은 비행기 엔진이 등유를 태워 배출하는 검댕 주변으로 대기중의 수증기가 뭉치면서 형성된 얼음 결정이다. 낮에는 태양광을 튕겨내는 반면, 밤에는 낮동안 반사했던 양보다 더 많은 열에너지를 가둬 '담요'처럼 작용한다. 전세계 탄소배출량에서 항공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5% 수준이다. 비행운의 효과가 합쳐지면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3.5%를 차지하는 정도의 온난화 기여도를 갖추게 된다.
도로수송이나 해상운송 등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장거리 비행 항공기의 경우 전기자동차처럼 대규모 탈탄소 기술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인구가 폭증하면서 앞으로 항공 수요도 급격하게 늘어날 전망이라는 점에서 항공 탈탄소는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지난 6개월간 아메리칸 항공 소속 조종사들은 AI를 활용해 비행운이 생성되는 비행고도를 파악하고, 해당 궤적을 따라 70여차례의 시험비행을 진행했다. 이를 위성사진으로 비교분석한 결과, 비행운이 54%까지 줄어들었다.
비행운 경로를 피하면서 2%의 연료가 추가소모됐지만, 대부분의 비행에서 비행운을 형성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시험비행이 아닌 전체 비행에 적용하면 연료소모가 0.3%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를 통해 1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효과를 내는 데 드는 비용은 5~25달러(약 6590~3만2930원) 수준이다. 항공산업이 적은 비용으로도 실질적인 기후대응 성과를 낼 수 있는 상용화 가능한 기술이라는 게 구글의 설명이다.
아메리칸 항공의 항공운항 책임자 데보라 헤커는 AI 비행운 예상 지도를 활용한 시험비행에 대해 "매우 쉽고, 직관적이었다"며 "난기류를 피하기 위한 고도변경은 이미 자주 발생하는 상황이고, 비행운 형성을 피하는 일도 이와 매우 유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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