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차기작 '쓰론 앤 리버티'(TL)에서 '자동사냥'과 '자동이동' 요소를 전면 제거하는 초강수를 둔다.
안종욱 엔씨소프트 'TL' 프로듀서(PD)는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5월 베타테스트에서 드러난 게임의 문제점은 '정적인 전투'와 '지루한 성장'이었다"며 향후 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TL은 엔씨소프트가 출시를 앞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지난 5월 글로벌 서버에서 비공개(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래픽과 액션 등에선 호평을 받았지만 대표 IP '리니지' 시리즈와 큰 차별점이 없는 게임성에 대해 비판의 소리가 나왔다.
안 PD는 "전투가 정적으로 느껴지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었지만, 조작의 자유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대규모 전쟁 상황에서 대형을 중시해 내린 결정이지만, 플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평화 지역 전투에서 단점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초강수'를 던졌다. 이동 중에도 공격이 가능하도록 전반적인 전투 시스템을 변경하고, 대상없이도 방향을 지정하거나 특정 지점을 타격하는 등 '논타깃 액션'을 추가하는 등 새로운 스킬과 시스템을 다수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서구권 이용자들 중심으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던 '자동사냥'과 '자동이동' 기능을 삭제했다.
안 PD는 "MMORPG라는 장르의 역사가 오랜 기간 쌓이며 자동사냥 시스템의 존재가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이 결정을 너무 쉽게 여긴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키보드와 마우스, 게임패드로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이 기대한 것은 세밀하게 컨트롤하며 몰입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을 되새겼다"고 강조했다. 이어 "월드를 직접 이동하며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지역을 탐험하는 경험의 가치도 크기에 과감하게 자동 이동을 제거했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이밖에도 성장 구간에서 반복적인 사냥의 비중을 대폭 낮추고, 모험·탐사·지역 이벤트 보상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MMORPG 장르에 있어서 자동사냥과 자동이동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용자가 직접 캐릭터를 조종하는 재미를 박탈하지만 그만큼 편의성이 높아지고 보다 다양한 이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MMORPG의 주요 고객층이 대부분 성인인 점에서 일을 하거나 운전을 하는 동안 자동으로 캐릭터가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캐릭터 육성이 하나의 재미로 작용하는 게임에선 쉽게 뺄 수 없는 기능이 사라진 것이다.
엔씨소프트가 이같은 변경점을 내세운 것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대표 게임들의 부진한 실적과 주가 흐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차기작 TL은 기존 리니지 라이크와는 다른 이용자층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하는 만큼 해외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매출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모든 MMORPG가 자동 기능을 탑재한 상황에서 엔씨소프트의 이같은 결정이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TL 개발진의 결정에 대해 이용자들은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엔씨가 진짜 변하려고 하나", "자동사냥을 없앤 건 진짜 잘한 일이다. 게임 업계를 좀 먹는 기능 중 하나"라며 이같은 변화에 긍정적인 반응이 있는가 하면, "주요 고객층을 사실상 버리는 거나 마찬가지", "이렇게까지 해봐야 해외 시장에선 쟁쟁한 게임들에 밀릴 게 뻔하다", "편의성 기능도 문제였지만 근본적인 문제인 악랄한 BM(수익 모델)에 변화가 없으면 결국 다를 바 없을 것" 등 비판에 가까운 의견도 나왔다.
한편 TL은 오는 12월 국내 출시 예정이며 북미 지역 퍼블리싱을 맡은 아마존게임즈는 오는 19일(현지시간)부터 다음달 3일까지 비공개 기술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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