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속에 스며든 미세플라스틱...날씨도 바꾼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1-17 11:54:13
  • -
  • +
  • 인쇄
태산 꼭대기서 모은 시료 "리터당 463개"
납·수은 머금고 '응집핵' 역할...구름형성 영향


대기중 미세플라스틱이 구름의 형성에도 영향을 미쳐 날씨까지 바꿀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국 산동대학교 쉬 신미아오 연구원 주도 연구팀이 산동성에서 가장 높은 산인 태산 꼭대기에서 구름 수분을 채취한 결과, 28개 시료 가운데 24개 시료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다.

미세플라스틱 조각은 구름에서 채취한 수분 1L당 463개 꼴로 나타났다. 재질은 합성섬유, 원단, 포장재, 마스크 등 여러 제품에서 찾을 수 있는 PP, PE, PS 등 다양한 종류로 나타났다.

저고도에서 생성돼 밀도가 높은 구름일수록 미세플라스틱 함유량이 높았다. 그중에서도 태양의 자외선에 노출돼 표면이 거칠어진 플라스틱은 납, 수은 등 독성물질 흡착률이 더 높았다. 이는 인근 지역에 비가 내릴 때 빗물 속에 독성물질이 함께 섞일 가능성을 충분히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게다가 구름 속에 스며든 미세플라스틱이 단순히 역내에만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구름의 형성과정에도 영향을 미쳐 지역의 날씨 패턴, 더 나아가 지구 평균기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름은 수분이 매달릴 수 있는 작은 티끌인 '응집핵'을 중심으로 형성되는데, 대기중 미세플라스틱이 이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구름은 강설, 강우 등을 통해 각 지역의 식물의 생장에 영향을 미치고, 태양광을 차단해 그늘로 지열을 낮추기도 한다. 동시에 대기중 수분이나 열을 가둬두는 역할을 하면서 대기온도를 높이기도 한다.

논문의 주요저자 쉬 신미아오 연구원은 "구름은 대기중 미세플라스틱의 이동과 순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구름과 미세플라스틱의 상호작용,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며 "이번 연구는 실제 상황보다 구름 속 미세플라스틱을 적게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구름의 영향에 미치는 추가 관측 및 모델링 연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1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ACS,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한카드, 개인정보 19만건 '술술'…유출사실 3년간 몰랐다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폰번호 등 19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에 의한 유출인

삼성重 사망사고에 사과…반복된 인명사고에 비판 잇따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전면 작업중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기후/환경

+

유럽 교회의 오르간 조율기록이 기후온난화 추적 데이터?

유럽의 각 교회에서 오르간을 조율할 당시 기록된 기온이 기후온난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영국 노팅엄 트렌트

AI로 도로살얼음까지 예보...정부 '4차 기후위기 대응대책' 확정

겨울철 '도로위 암살자'로 불리는 살얼음(블랙아이스)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12시간전에 예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취약계층이 폭염과 한파로

그린란드 쓰나미 원인 밝혀졌다…"해저지진 아닌 빙하붕괴"

그린란드에서 발생한 대규모 쓰나미가 해저 지진 때문이 아니라 빙하 붕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22일(현지시간) 스페인 환경&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