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현장' 마비사태 예고...의대교수들도 '집단사직' 결의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3-12 14:02:15
  • -
  • +
  • 인쇄
▲전공의 집단이탈이 3주째 접어들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의대증원에 반발해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에 대한 정부의 행정처분이 본격화되자, 이에 반발해 의대교수들까지 집단사직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사실상 의료마비 사태가 초래될 지경이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현 사태를 촉발시킨 정부에 대해 대책을 요구하며 "진정성 있는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18일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열린 서울대 의대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총회에는 서울대 의대 소속 교수 1475명 가운데 430명이 참석해 이같이 합의했다. 

서울대 의대교수 1146명이 참석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9%는 정부의 2000명 의대증원 결정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답했고, 95%는 '과학적, 합리적,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의대증원 규모가 결정된다면 논의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87%가 '일정 시점을 기준으로 교수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환규 전 의협회장은 소셜서비스(SNS)에 "정부는 예전과 같은 선처는 없네, 구제는 없네라고 했지만, 그사이 처벌하겠다고 말만 하면서 한 달이 훌쩍 지났다"며 "정부가 더 이상 의료계에 강압적인 정책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의료는 절대 2월 6일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8일 서울대 의대교수들이 집단사직을 강행하게 되면, 이 여파는 다른 의과대로 빠르게 번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동안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전문의와 교수들이 메우면서 간신히 지켰던 의료현장은 교수들까지 빠지면서 그야말로 공백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도 자발적인 사직서 제출에 합의한 바 있고, 성균관의대 교수협의회도 12일 온라인 회의에서 이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도 이번주에 회의를 열고 집단행동 여부 등을 논의한다.

의대교수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정부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12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서울의대 교수 전원 사직 결정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정부는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의료현장의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대화와 설득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11일까지 이탈 전공의 5556명에 대해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송부하는 등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에 대한 행정조치를 그대로 진행하고 있어, 의대교수들의 집단사직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