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세포분열을 하지 않아 사실상 죽은 것으로 여겨졌던 '노화종양세포'도 계속 진화해서 암세포를 전이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13일 아주대의대 생화학교실 박태준 교수팀과 병리학교실 김장희 교수팀은 노화종양세포가 정상세포의 면역력을 낮춰 암세포를 지키거나 암세포 전이를 촉진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세포의 노화과정과 암의 진화 과정의 연관성을 최초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단일세포 공간 전사체 분석을 통해 암의 중심부에서 바깥쪽으로 갈수록 암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세포가 진화된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또 이 과정에서 노화종양세포가 관여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노화종양세포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세포분열이 일어나지 않는 암세포를 의미한다. 세포분열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암세포가 자라는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노화종양세포가 다른 암세포의 생존과 정상면역 회피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가 보고되면서 학계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연구팀은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는 연구에 돌입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암세포의 진화 정도에 따라 두 가지 노화종양세포 아형(Subtype)이 존재하는 것을 파악했다. 하나는 제1형 노화종양세포로, CXCL12를 분비해 우리 몸의 정상 면역반응을 억제하고, 다른 하나는 제2형 노화종양세포로, MMP7을 분비해 암세포의 림프절 전이를 촉진했다. 즉 노화종양세포는 종류에 따라 면역력을 낮춰 암세포를 지키거나 암세포의 전이를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노화종양세포를 제어할 수 있다면, 암세포의 성장은 물론, 암의 재발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태준 교수는 "종양세포도 계속 진화과정을 거친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이 진화과정을 억제하면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세포노화 억제 기술이 항암치료에도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세포 보고서'(Cell Reports) 3월호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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