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 2000명 증원' 예정대로 추진방침
'의대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출구가 보이지 않는 '강대강'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의료계는 '2000명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5월 안에 모든 조치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는 제42대 회장으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을 뽑았다. 임 당선자는 대통령 참석행사에서 경호처 직원들에 의해 '입틀막' 당한 채 끌려나간 이후로 정부에 대해 날선 비판을 이어오던 인물이다.
임 당선인은 지난 26일 오후 6시까지 이어진 회장 선거 결선 전자투표에서 총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65.43%)를 얻어 당선됐다. 임 당선인은 지난 20일~22일까지 진행된 1차 투표에서도 3만3684표 중 1만2031표(35.72%)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임 당선자의 임기는 오는 5월부터 3년간이다.
의료계가 임현택 회장을 뽑았다는 것은 '의료증원 2000명 백지화'에 대해 물러설 계획이 없다는 의지로 비춰진다. 이에 따라 의료계는 앞으로 대정부 투쟁에 대한 수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임현택 신임회장 당선자는 대통령 사과와 보건복지부 장관 파면 등을 '대화의 조건'으로 내걸며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임 당선인은 지난 20일 정부가 대학별 의대 정원을 발표하자 성명을 내고 "의사들은 파시스트적 윤석열 정부로부터 필수의료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차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 바 있다.
또 지난달에는 성남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생토론회를 찾았다가 자리를 옮기라는 대통령 경호처 직원의 요구에 불응하면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호처 직원들에게 '입틀막'을 당한 채로 끌려나갔다.
현재 의대교수들의 집단사직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연세대 의대교수들은 학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한 상태고, 서울대의대도 1400명 교수 가운데 40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할 예정이다. 울산대 의대도 교수 767명 중 43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충남 순천향대 천안병원도 교수 233명 가운데 100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부산대의대 교수 550명도 사직서를 제출했고, 성균관대의대 교수들은 28일 사직서를 낼 예정이다. 전남대 의대는 교수 비대위가 29일까지 사직서를 받아 일괄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는 물러설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인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7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27년만의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정상화를 시작하는 필요조건"이라며 "의대 정원을 늘려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 수를 늦게라도 확충하려는 것"이라며 의대증원 방침을 다시한번 확인시켰다.
이처럼 정부와 의료계는 한치의 양보없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앞으로 양측의 갈등은 더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강경파가 의협 신임회장에 당선되면서 정부는 공중보건의사와 군의관 등 200여명을 현장에 투입해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의료공백을 메우겠다고 나섰지만 전공의에 이어 의대교수들까지 줄줄이 집단사직을 하는 상황에서 미봉책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