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된 전기차 또 '펑'...불구덩이로 변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2 13:18:27
  • -
  • +
  • 인쇄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CCTV(사진=연합뉴스)

주차돼 있던 전기차에서 또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사고는 지난 1일 오전 6시 15분쯤 인천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1층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지하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흰색 벤츠 전기차에서 갑자기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폭발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전기차는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돼 있기 때문에 한번 불이 붙으면 차량이 거의 전소될 때까지 쉽게 꺼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화재는 8시간 20분만에 겨우 진화됐다.

지상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도 진화하기 어려운데 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하다보니 불길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전기차에서 시작된 불길이 인근에 주차돼 있는 차량 70여대로 차례로 옮겨붙으며 지하주차장은 말그대로 불구덩이로 변했다. 

전기차는 일반 소화기나 방수로 화재를 진압하기 어렵다. 실제로 해당 아파트에서 불길을 잡으려고 처음에 소화기를 사용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의 리튬이온배터리는 가연성 액체전해질로 구성돼 있고, 전극이 서로 가깝게 배치돼 있어 합선 가능성이 높다. 이 가연성 액체가 끓기 시작하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배터리가 손상되거나 결함이 있으면 발화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전기차 화재를 진화하려면 질식포를 이용해 산소를 차단하거나 간이 수조를 만들어 물에 담구는 식으로 진압해야 한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2일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지하에서 일어난 화재다보니 연기가 쌓이면서 진입이 어려웠다"며 "이 때문에 신속한 진화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지하주차장 전기차 폭발은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는 점에서 전기차 화재예방에 대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입주민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전기차는 지하주차장 이용을 제한해야 할 것같다"거나 "전기차 충전기나 주차자리를 일반 주차장과 떨어뜨려 만들면 좋겠다"는 등의 의견이 줄줄이 올라와 있다.

실제로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화재사고도 심심찮게 증가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전국 전기차 화재는 총 160건에 달했다. 2018년 3건에서 2019년 7건, 2020년 11건, 202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으로 늘고 있다. 특히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2018년 0건에서 지난해 10건으로 증가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주차장 전기차 충전기 설치시 화재에 대비해 소방시설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주차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