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솜방망이' 처벌에 '부글부글'...해외는 어떻게 처벌하나?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8-29 19:23:13
  • -
  • +
  • 인쇄
▲불법합성물 성범죄 관련 대응을 촉구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및 여성단체(사진=연합뉴스)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제작하거나 소지했더라도 유포 목적이 없으면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 현행법을 해외처럼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성폭력 범죄 처벌 특례법 14조 2항에 따라 '유포 목적으로 불법 촬영물을 편집·합성한 경우'에만 딥페이크 범죄를 처벌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지난 2019년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불법 음란물이 대량 유포된 'N번방' 사건이 터진 후 만들어졌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문제는 '유포' 목적을 입증해야 처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딥페이스 범죄 영상물을 제작·소지한 것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 유포 목적성 역시 공유한 이력이 없으면 이를 입증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국내에서 2020년 이후 딥페이크 성범죄로 기소된 71건 가운데 35건이 집행유예를 받는데 그쳤다.

상황이 이렇자, 29일 현재 소셜서비스(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딥페이크 성범죄물 제작·소지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딥페이크 음란물 범죄는 청소년들도 쉽게 가해자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초보적 수준의 범죄인데도 현행법으로 이를 막고 처벌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딥페이크' 범죄를 매우 강력하게 다루고 있다.

미국은 지난 1월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얼굴이 합성된 딥페이크 영상이 유포되면서 관련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피해자가 딥페이크 제작자와 유포 및 소지한 사람까지 고소할 수 있는 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피해자는 제작·유포·소지자에게 최대  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텍사스주와 사우스다코타주 등은 2022년부터 딥페이크 음란물을 제작하는 사람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영국에서도 지난 4월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만들면 유포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당사자 동의없이 딥페이크 음란물을 만든 사람은 형사입건된다. 만약 영상물을 유포했다면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로 유명 딥페이크 포르노 사이트 두 곳은 영국에서 접속을 자진 차단하기도 했다.

중국 항저우에서는 지난해 11월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제작 및 유포한 남성이 징역 7년 3개월과 약 11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더해 민사상 손해배상으로 1100만원을 추가로 지불하라는 명령도 받았다. 당국은 그가 연예인과 일반인을 포함해 1200개 이상의 합성영상과 1600개의 이미지를 유포한 것을 확인하고 즉시 구속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합성 음란물 관련 사건은 이미 10년 전부터 있었지만 관련 법이 제대로 개선되지 않아 여러 면에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해외의 사례처럼 음란물의 '공급'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제작자나 소유자 등 '수요'에 초점을 맞춘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