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2050년에 이르면 영국에 있는 건물 800만채가 홍수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환경청(EA)은 기후변화로 인해 2050년이면 영국의 3200만채의 건물 가운데 800만채가 홍수피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17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홍수 위험에 처한다'는 것은 홍수로 인한 피해 발생 확률이 1000분의 1보다 큰 경우를 뜻한다.
지금도 영국의 건물 460만채는 지표수 홍수위험에 처해있다고 EA는 밝혔다. 이는 EA가 이전에 예상했던 수치보다 43% 늘어난 것이다. 지표수 홍수는 폭우로 배수가 제기능을 못하면서 발생하는 돌발홍수같은 경우다. 강과 바다에 인접한 건물 240만채도 홍수 위험에 놓여있다.
기후변화로 폭우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홍수 위험에 처해지는 건물도 더 늘어난다. EA 예측모델에 따르면 2050년에 이르면 지표수 홍수 위협을 받는 건물은 610만채로 늘어난다. 또 강, 바다에 인접해 범람 위험이 있는 건물은 310만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양쪽 모두에 속하는 경우도 120만채여서, 홍수 위험에 처한 건물은 800만채로 추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폭풍 '다라그'가 영국을 강타하면서 주택 수백채가 침수되고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같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침수 피해를 입는 지역과 건물이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EA는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폭우 강도 증가로 인해 이같은 예측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영국에서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날의 강우량은 평년 대비 20% 정도 증가했다. 또 빙하와 빙상이 녹으면서 영국 주변 평균 해수면은 1900년 이후 이미 20㎝ 가까이 상승했다.
환경운동가들은 영국 정부에 기후계획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영국 환경단체 지구의벗(a Friends of the Earth)에 따르면 앞서 영국 정부는 다양한 방면으로 홍수 방지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나 최근 몇 년 동안 관련 예산을 40% 삭감했고, 주요 프로젝트의 4분의 1을 포기했다.
지구의벗 캠페이너인 앨리슨 딜워스는 "홍수와 해안침식으로 인한 위험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대책을 지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홍수 사건의 빈도와 위협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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