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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시장 판도를 휩쓸었다면 올해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분야가 차세대 AI로 떠오르고 있다. 테슬라가 선도하고 있던 로봇 시장에 메타, 애플 등 빅테크가 줄줄이 참전하면서 판이 점점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부서를 꾸리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메타 앤드루 보스워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라마 플랫폼 기능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소비자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라마는 메타 자체 개발 AI 모델로 회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SNS)에 적용되고 있다. 메타는 이를 이용해 집안일을 하는 로봇 개발부터 여러 휴머노이드 업체가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메타의 휴머노이드 로봇팀은 가상현실 헤드셋을 포함해 메타버스 관련 연구를 해온 리얼리티 랩스 부문 내 신설될 예정이다. 또 이를 위해 미국의 로봇 분야 업체 피겨 AI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도 최근 로봇 개발업체 앱트로닉에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의 대규모 투자 소식을 알리며 로봇 경쟁에 뛰어들었다. 앱트로닉은 테슬라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며, '아폴로'라는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으로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공장에 투입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2013년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포함한 여러 로봇 기업을 인수하며 로봇 개발에 나섰지만, AI 기술이 성숙하지 않아 큰 성과 없이 기업을 재매각하고 프로젝트를 해산한 바 있다. 약 10년이 지난 현재 발달된 AI를 기반으로 한 로봇용 소프트웨어를 앱트로닉 휴머노이드에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AI 붐을 일으켰던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지난 1월 당국에 로봇 분야를 포함한 상표 등록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2020년 중단했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재게를 명시했다.
애플은 미래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을 비전으로 두고 휴머노이드, 비휴머노이드 로봇 전반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하드웨어 업체와 협력하는 것과 달리 애플은 자체 AI와 긴밀하게 통합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애플의 로봇 양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며, 2028년 이후로 내다보고 있다.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테슬라도 자사 로봇 '옵티머스'를 올해 공장에 배치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현대차와 삼성전자·LG전자 등 빅테크 기업들이 보스턴다이내믹스, 레인보우 로보틱스 등 로봇기업을 잇달아 인수했으며, AI를 미래 먹거리고 택한 통신사들 역시 로봇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서 인간처럼 행동하고 사고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큰 관심을 받았다. 인간 수준으로 끌어올린 AI를 실제 세계로 확장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는 혁신이 시야에 그대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로봇 공학의 챗GPT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생성형 AI 시대가 열렸던 것처럼 AI 휴머노이드 기술 혁신을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2035년까지 약 54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빅테크가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시장 규모는 더 가파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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