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와 딸을 구하기 위해 지진으로 끊어진 고층빌딩 구름다리를 건너 뛴 한국인이 화제다.
지난 28일 미얀마에서 규모 7.7 강진이 발생하면서 이웃나라 태국의 수도 방콕의 건물들도 일제히 흔들렸다. 당시 방콕의 한 초고층 콘도미니엄 건물 내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하던 권영준(58)씨는 건물이 흔들리자 곧장 옆건물에 있는 아내와 딸에게 달려갔다.
이 초고층빌딩은 쌍둥이 건물처럼 나란히 서 있었고, 52층에 두 건물을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있었다. 그런데 이 구름다리는 권영준씨가 건너려는 순간에 끊어졌다. 강진에 건물이 계속 흔들리면서 끊어진 것이다.
그 순간, 권영준씨는 끊어진 구름다리를 건너뛰는 장면이 포착됐다. 반대쪽 건물에 있는 아내와 딸이 걱정돼 목숨을 걸고 끊어진 다리를 건너뛰었던 것이다.
권 씨는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내와 아기가 공포에 질려 떨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바닥이 어긋나기 시작한 연결다리 위를 뛰는데 바로 뒤에서 '쿵쿵쿵'하는 엄청난 소리가 들렸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쳐다보면 떨어질 거 같아서 가족만 떠올리며 앞만 보고 달렸다"고 덧붙였다.
영상을 보면 두 건물을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가운데가 끊어졌고, 권씨는 망설임없이 끊어진 다리를 훌쩍 뛰어넘는 모습이 보였다.
권 씨의 아내와 딸은 지진이 느껴지자마자 빌딩을 탈출해 무사했다.
현지 방송에서 권씨의 사연이 소개되면서 그는 가족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국민남편'으로 칭해졌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에는 "남편의 모범이다", "이런 남편을 둔 아내는 정말 행운", "멋진 한국 남자는 드라마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었다" 등 누리꾼들의 칭찬이 이어졌다.
권 씨는 "지진이 남긴 상처는 섬뜩했다"며 "앞으로 다시 얻은 목숨이라고 생각하고 더 의미 있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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