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커질만 했네…3월 한반도 기온·풍속 모두 이례적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4-02 14:55:22
  • -
  • +
  • 인쇄
▲영남 지역을 불태운 3월 대형산불(사진=연합뉴스)

의성, 안동, 산청 등 영남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빠르게 확산됐던 지난달 우리나라는 이상고온과 이상건조, 이례적 강풍이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2일 발표한 '3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7.6℃로 평년보다 1.5℃ 높았다.

특히 3월 하순에는 전국 평균기온이 10.9℃로 역대 세번째로 높았고, 62개 관측 지점 중 37개 지점에서 3월 일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하는 등 이상고온이 지속됐다. 21~26일 전국 평균기온은 14.2℃로 역대 가장 높았다. 기상청은 중국 내륙의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가 강한 서풍을 타고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상고온에 더해 건조도도 높았다. 지난달 하순 상대습도는 평년에 비해 6%포인트 낮은 53%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7번째로 낮았다. 특히 경북지역을 중심으로는 눈·비가 전혀 내리지 않아 상대습도가 평년 대비 15%포인트 이상 낮았다.

▲25일 경북 지방 순간 최대 풍속이 3월 하순 역대 최고치 경신(자료=기상청)

바람도 이례적으로 강했다. 경북 영덕 등 7개 지점에서 3월 하순 일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25m로 1위를 기록했다. 의성에서는 22일 일 최대 순간풍속 초속 17.9m로 역대 3번째로 강했다. 이처럼 고온 건조한 날씨에 이례적인 강풍까지 더해지면서 불길이 빠르게 번진 것이다.

건조하고 더웠던 3월 하순과 반대로 중순에는 한겨울 날씨가 펼쳐졌다. 3월 전국 강수량은 48.3㎜로 평년 강수량인 56.5㎜보다 조금 적은 수준이었지만, 강원도와 중부 지역, 전라도에는 뒤늦은 폭설이 내렸다. 3월 전국 눈 일수는 4.4일로 평년보다 2.3일 많았다.

3월 16~19일에는 북극에서 내려온 한기의 영향으로 평균기온이 10℃가량 뚝 떨어지기도 했다. 19일에는 전국 기상 관측 지점의 절반 이상에서 이상저온이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15일 12.6℃였던 일 평균기온이 18일 2.1℃로 내려가면서 불과 3일 만에 10℃ 이상 하락폭을 보였다. 기상청은 지난 3월 초 북극 극 소용돌이가 약해지면서 영하 40℃의 공기가 한반도까지 닿았다고 설명했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올해 3월은 중순까지 뒤늦게 많은 눈이 내렸으나 하순에는 이례적인 고온건조한 날씨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서 대형산불로 큰 피해를 겪었다"며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기후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경험하지 못한 날씨를 직면하고 있는 만큼, 급격히 변화하는 이상기후 현상을 면밀히 감시해 재해 예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美 온실가스 배출량 '깜깜이 국가' 되나...기업 의무보고 없앤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대형 시설의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정책의 핵심자료였던 배출 데이터가 사라질 경

단비에 강릉 저수율 16.3%로 상승...아직 '가뭄의 끝' 아니다

이틀간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최악의 사태를 면했다. 하지만 가뭄이 해갈되기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어보인다. 15일 강릉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