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끝이 아니다...비오면 산사태 위험 200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4-01 13:52:11
  • -
  • +
  • 인쇄
▲지난 29일 경북 안동시 길안면 한 야산이 산불로 인해 검게 변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북 대형산불이 지나간 자리에 산사태라는 또다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2∼3개월 뒤 장마철과 겹치면 나무가 사라진 산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다.

1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불 피해 지역의 산사태 발생 위험이 일반 산림지역보다 최대 200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2005년 전북 남원지역 산불피해지를 5년 뒤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산림과학원은 밝혔다. 산불 피해지역은 토양의 물리적 성질이 약해져 빗물이 흙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지표면으로 빠르게 흘러 많은 양의 흙을 쓸고 내려가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지를 대상으로 시계열적 토사량을 측정한 결과, 산불 발생 후 2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1275g/㎡ 이상 유출돼 일반 산림에 비해 3∼4배 높았다.

산불로 죽은 나무의 뿌리가 부패하면서 토양을 붙잡고 있는 힘이 떨어져, 장마철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쉽게 무너져 내리게 된다. 대형산불이 발생한 지역일수록 산사태에 취약한 이유가 그 때문이다.

산사태 예방을 위해 사방댐 등 사방 구조물 설치, 산사태 발생 예측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건강한 숲 가꾸기 등 대책이 요구된다.

산림청은 이번 대형산불로 인한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전날 울산시 울주군과 경북도 5개 시군, 경남 2개 군에 긴급진단팀을 급파했다. 진단 결과를 토대로 산사태 발생 우려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응급·장기로 나눠 복구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도 기상청과 산림청의 장기예보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산사태 위험지역 예측 데이터를 제공할 방침이다.

김민석 지질연 산사태연구센터장은 "나무가 고사하면 뿌리 점착력(달라붙는 힘)이 약해지게 되면서 산사태 발생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며 "과거 산불이 발생했던 지역을 대상으로 토석류 모델링을 통해 극한 강우 등 기후 위기에 따른 산사태 위험 지도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경북 산불로 인한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5개 시·군의 산불영향구역은 역대 최대 규모인 4만5157㏊(축구장 6만3245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KCC글라스 '2024-25 ESG보고서' 발간...KPI와 연계

KCC글라스가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담은 '2024/25 ESG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올해 다섯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ESG 전략목표와

[최남수의 ESG풍향계] 글로벌 기업들 '지속가능 공시' 적극적인 이유

이재명 정부는 ESG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이는 정책은 지속가능성 공시다. 윤석

SK케미칼 '2024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5대 과제 평가 담아"

SK케미칼이 1년간의 ESG성과와 향후 전략을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공시 기준으로 통용되는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기후/환경

+

또 물에 잠긴 파키스탄...폭우에 빙하 녹은 물까지 덮쳤다

몬순(우기)를 맞은 파키스탄에 이상고온으로 빙하까지 녹아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해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NDMA)은 1

40℃로 치솟는 英..."이 추세면 2070년대 폭염 사망자 3만명" 경고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2070년대에 연간 3만명 넘는 사람들이 폭염에 의해 사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10일(현지시간)

李대통령 한마디에 지자체들 발빠르게 폭염대책 마련

폭염에 취약계층과 농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지방자치단체들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

서울 지역에 따라 지표면 온도 4.2℃까지 차이...이유는?

서울지역 한낮 최고기온이 35℃를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서울도 지역에 따라 지표면 온도가 최대 4.2℃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숲의 면

[주말날씨] 백두대간 서쪽은 '찜통더위'...동쪽은 '더위' 꺾여

이번 주말에도 백두대간 서쪽과 내륙은 체감온도가 35℃를 넘나드는 '극한폭염'이 이어지겠다. 곳곳에서 낮동안의 폭염의 영향으로 밤에도 기온이 내

'참치' 늘고 '오징어' 줄고...뜨거워진 동해안 어종 바뀌고 있다

동해안은 전세계 연안에 비해 수온이 3배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탓에 어종도 바뀌고 있다.연일 35℃가 넘는 폭염이 한창인 10일 오후 3시 동해안의 수온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