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산불' 4월에 또 발생할 수 있다?…안심할 수 없는 이유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3-31 17:16:13
  • -
  • +
  • 인쇄
▲안동 남서면까지 번진 산불 (사진=연합뉴스)


경상권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가 커진 직접적인 원인으로 '건조한 대기'와 '강풍'이 지목된 가운데, 본격적인 영농 준비가 이뤄지는 시기인데다 4월 4일 '청명'과 4월 5일 '한식'이 다가옴에 따라 이같은 사태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현철 한국산불학회장은 31일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이번 초대형 산불과 같은 수준의 산불이 얼마든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단 불이 붙으면 고온·건조한 봄철 날씨에 강풍까지 겹쳐 언제든 화재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산불 발화 자체를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산불이 역대급 피해로 이어진 것은 여러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봄철의 고온·건조한 날씨와 강풍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의성의 평년 1월 강수량은 15.5㎜지만 올해는 7.4㎜로 절반 수준에 그쳤고, 2월 강수량은 4.8㎜로 평년(22.6㎜)의 21% 수준에 불과했다. 바짝 마른 숲은 작은 불씨에도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산불 규모를 키운다.

건초더미나 다름없는 산림에 붙은 불은 강풍이 부채질 역할을 하면서 순식간에 확산됐다. 지난 25일 경북 안동에는 최대 풍속 26.7m/s의 강풍이 불어 시간당 8.2㎞ 속도로 산불이 확산됐다. 이한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차장은 "이번 산불은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초대형, 초고속 산불"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문제는 대형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기상조건은 아직도 여전하다는 것이다. 31일 오전 4시 기준 수도권과 강원동해안, 강원남부내륙·산지, 충청권내륙, 광주·전라동부, 경상권에는 '건조특보'가 발효됐다. 오는 4월 2일 수도권과 충북 등 서쪽 지역에는 약한 비가 오지만, 산불 위험 지역인 동쪽에는 4월 둘째주까지 비가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보됐다.

이에 더해 전날 오후까지 경남 남해안과 일부 경남내륙을 중심으로 순간풍속 55㎞/h 내외의 강한 바람이 불었으며, 오는 토요일에도 비슷한 수준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측됐다.

산불이 발생하기 딱 좋은 환경인데도 야산이나 들판에서 불을 피우는 위험한 행위들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최근 10년간 전국에서 4월 초 발생한 산불 원인으로 소각 행위(27.3%)가 가장 많았다. 이밖에도 입산자 실화(18.2%), 성묘객 실화(9.1%) 등 부주의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다. 역대 가장 큰 피해를 기록한 경북 의성 산불도 성묘객의 실화에서 시작됐고, 경남 산청 산불은 예초기 불씨에서 비롯됐다.

의성 산불은 7일만에 진화했고 산청 산불은 10일만에 진화했다는 뉴스에도 불구하고 31일에도 쓰레기를 소각하다 불을 내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1시께 전남 해남군에서는 주민이 쓰레기를 소각하다 불씨가 튀어 산불로 이어질 뻔하는 가슴철렁한 사건이 있었고, 전날 오전 광주 광산구에서도 갈대밭에서 폐기물을 태우다가 1100평방미터(㎡)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청명·한식이 다가오면서 농민들이 농사준비를 위해 논·밭두렁에 영농 부산물을 불법 소각하는 일도 늘고 있다. 경남 산림부서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영농 부산물이나 폐기물 불법 소각은 관행처럼 이어져 근절하기가 쉽지 않다"며 "어르신들이 공무원들이나 산불감시원 퇴근 시간을 다 알다 보니 연기가 보이지 않는 일몰 이후 소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국 지자체들은 주요 산림지역 인근 소각 행위를 일정 금지하고 감시체계를 강화하는 등 강화된 산불 대비태세를 이어가면서 산불방지 특별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문 학회장은 "단 1명의 부주의로 수십명이 죽고 수천명이 눈물을 흘렸다"며 "이를 막기 위해선 산에서의 소각 행위를 주민들이 서로 감시하고 신고하는 체계가 일상생활 속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NOW] 배출량 증가한 오리온...5년내 30% 감축 가능?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기후리스크가 경영리스크 될라…기업들 '자발적 탄소시장' 구매확대

기후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7일(현지시간) 글로벌 환경전문매체 ESG뉴스에 따르면

ESG 점수 높을수록 수익성·주가 우수…"지배구조가 핵심변수"

ESG 평가점수가 높은 기업일수록 중장기 수익성과 주가 성과가 경쟁사보다 우수하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서스틴베스트는 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손

경기도, 주택 단열공사비 지원 시행..."온실가스 감축 효과"

경기도가 주택에 단열보강, 고성능 창호 설치 등의 공사비를 지원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주택 패시브 리모델링 지원사업'을 지난해에 이어

[ESG;스코어]지자체 ESG평가 S등급 '無'...광역단체 꼴찌는?

우리나라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세종특별자치시와 경상남도가 2025년 ESG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반면 시장이 수개월째 공석인 대구광역시

철강·시멘트 공장에 AI 투입했더니…탄소배출 줄고 비용도 감소

산업 현장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운영 최적화가 탄소감축과 비용절감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5일(현지시간) ESG 전문매체 ESG뉴스에 따

기후/환경

+

작년 이맘때 3℃였던 핀란드 영하 37℃...제트기류탓?

지난해 1월 기온이 3℃까지 올라가 이상고온 현상을 보였던 북유럽 국가 핀란드가 올 1월 기온이 영하 37℃까지 내려가는 극한한파에 시달리고 있다.11

호주 폭염에 산불까지...32건 산불로 35만㏊ 산림 '잿더미'

수년만의 최악의 폭염을 겪고 있는 호주 남동부에서 32건의 산불까지 발생했다.11일(현지시간)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 전역에서 대형산불이 동시다발

석유를 향한 트럼프의 야욕…베네수엘라에 그린란드까지 접수?

석유와 자원확보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야욕이 끝이 없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르 대통령을 체포한데 이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

전세계 1% '억만장자' 올해 탄소예산 열흘만에 거덜

전세계 소득상위 1%에 해당하는 부유층은 올해 허용된 탄소예산을 불과 열흘만에 모두 소진한 것으로 추산되면서, 기후위기의 책임과 형평성 논쟁이

[ESG;NOW] 배출량 증가한 오리온...5년내 30% 감축 가능?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우리도 영국처럼?...국회입법조사처, 물티슈 판매금지 '만지작'

영국이 오는 2027년부터 플라스틱 성분으로 제작된 '물티슈'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하수 인프라와 해양 환경을 위협하는 물티슈 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