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수수' 찌꺼기와 햇빛만으로 '그린수소' 만든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6 09:34:19
  • -
  • +
  • 인쇄
▲태양광만을 이용한 이중수소 생산시스템 모식도 (자료=UNIST)


사탕수수 찌꺼기와 햇빛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지욱·서관용 교수팀은 신소재공학과 조승호 교수팀과 함께 사탕수수 찌꺼기에서 나온 바이오매스와 실리콘 광전극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기술은 외부전력 없이 오직 햇빛만으로 수소를 생산하며, 수소 생산 속도는 미국 에너지부가 제시한 상용화 기준의 4배에 달한다.

수소는 연소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며, 무게당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가 휘발유의 2.7배 달하는 차세대 연료다. 하지만 현재 생산되는 수소 대부분은 천연가스에서 추출되며 이 과정에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사탕수수 찌꺼기에서 나온 푸르푸랄(Furfural)을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없는 수소 생산 광전기화학시스템을 개발했다. 푸르푸랄이 구리전극에서 산화되면서 수소가 나오고, 남은 물질은 고부가가치 물질인 푸로산(furoic acid)으로 바뀐다.

이 시스템은 양쪽 전극 모두에서 수소가 생산된다. 반대쪽 전극인 실리콘 광전극에서도 물이 분해돼 수소가 생산된다. 이 덕분에 일반적인 광전기화학시스템보다 이론적으로 생산 속도가 2배 올라갈 수 있으며, 실제로도 1.4 mmol/cm²·h의 생산 속도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에너지부(DOE)가 제시한 상용화 기준인 0.36mmol/cm²·h의 4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 시스템에서 수소 생산은 광전극이 햇빛을 흡수해 전자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된다. 결정질 실리콘 광전극은 많은 전자를 만들 수 있어 수소 생산에 유리하지만, 생성되는 전압은 낮아 외부 전원 없이는 단독으로 수소 생산 반응을 일으키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반대쪽에서 푸르푸랄이 산화되는 반응을 일으켜 시스템의 전압 균형을 맞춤으로써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결정질 실리콘 광전극 소재의 장점인 높은 광전류 밀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체 시스템의 전압 부담은 줄여 외부 전력 없이도 수소가 생산되도록 한 것이다. 광전류 밀도는 단위 면적을 통과하는 전자의 흐름량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소 생산 속도와 직결된다.

또 이 시스템은 후면전극형(IBC) 구조를 활용해 광전극 내부에서 발생하는 전압 손실을 줄였으며, 광전극을 니켈 호일과 유리층으로 감싸 전해질로부터 보호함으로써 장기적인 안정성도 확보했다.

실리콘 광전극이 물속에 잠긴 구조는 자체 냉각 효과를 제공해 외부 연동형 구조보다 효율과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도 이번 연구에서 확인됐다. 외부 연동형 구조는 물을 분해하는 전기를 생산하는 전지와 물 분해돼 수소가 나오는 전해조가 각각 구분된 형태를 말한다.

장지욱 교수는 "이번 기술은 태양광 기반 수소 생산 속도가 미국 에너지부의 상용화 기준보다 4배 높아, 태양광 수소의 경제성을 높이고 화석연료 기반 수소 대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하나금융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객관성·투명성 강화"

하나금융그룹은 2024년 ESG 활동과 성과를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일 밝혔다.열여덟번째로 발간한 올해 보고서에는 '함께 성장하

LG U+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AX기술과 연결 가치 비전 반영

LG유플러스가 ESG 경영실현을 위한 노력을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일 밝혔다. 열세번째로 발간한 올해 보고서는 국제 지속가능경

KT, 20번째 ESG보고서 발간…"AICT 기반 ESG 전략 구체화"

KT가 인공지능(AI) 기반 ESG 실천 성과와 향후 전략을 담은 '2025년 KT ESG보고서'를 1일 발간했다. 올해로 20번째인 이번 보고서는 'AICT(인공지능과 정보통신

우리금융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SBTi 인증 탄소감축 목표 달성 공시

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30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을 반

LG에너지솔루션 'ESG 리포트 2024' 발간..."협력사도 탄소관리"

LG에너지솔루션이 2024년 한 해 동안의 ESG 경영 활동 및 성과를 담은 'ESG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이번 리포트에는 △탄소 네거티브 전략 △협

구글 '스코프3 배출량 억제 어려워"...공급망 배출량 1년새 22% 증가

인공지능(AI)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글의 탄소배출량이 전년 대비 11%, 2019년 이후 51% 증가했다.구글은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력소비량이

기후/환경

+

구글 '스코프3 배출량 억제 어려워"...공급망 배출량 1년새 22% 증가

인공지능(AI)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글의 탄소배출량이 전년 대비 11%, 2019년 이후 51% 증가했다.구글은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력소비량이

지난해 한반도 이산화탄소 농도 관측 이래 '최고치'

지난해 한반도 이산화탄소 배경농도가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이 30일 발간한 '2024 지구대기감시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강릉 가시연습지·경포호, 7월 '이달의 생태관광지' 선정

환경부가 7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에 위치한 '강릉 가시연습지·경포호'를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강릉 가시연습지·

韓 국외 메탄배출량 4670만톤..."석유·가스 수입시 메탄기준 도입해야"

우리나라가 국외에서 배출하는 메탄량이 국내 배출량의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연간 5000만톤에 육박하는 '국경밖 메탄'을 규제하면 2100년까지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 땅속 생명까지 위협한다"

전세계에서 사용되고 버려진 수십억개의 일회용 마스크가 토양 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0일 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midd

덴마크가 의장국 되는 EU...'그린딜' 후퇴 제동 걸리나?

덴마크가 오는 7월부터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국에 오르며, 자국의 기후정책을 농업 분야까지 확대시키려는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환경규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