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활용이 어려운 열경화성 폐플라스틱을 수소 생산의 원료인 합성가스로 전환하는 공정이 개발됐다. 열경화성 폐플라스틱에서 타르를 최소화하면서 원료 투입, 전처리, 가스화까지 이어지는 가스화 연속 공정을 구현한 것은 국내 최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조종표 박사 연구팀은 국내 최초로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공정을 활용해 재활용이 어려운 열경화성 혼합 폐플라스틱에서 합성가스를 생산해내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플라스틱은 열을 가하면 다시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는 열가소성 플라스틱과 한번 굳어지면 분해하기 어려운 열경화성 플라스틱으로 나뉜다. 이 중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고온에 강하고 화학적 안정성이 높아 자동차, 전자제품에 쓰이는 플라스틱에 혼합된 형태로 활용된다. 그러나 초고온 환경에서만 분해할 수 있는 특성으로 인해 쓰이고 난 후에는 매립, 소각에 의존하고 있어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조종표 박사는 이날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1000℃로 높여도 분해가 잘 안된다"며 "비닐의 경우에만 재활용할 수 있는 열분해 기술은 온도가 낮아 분해가 다 안되기 때문에 열경화성 플라스틱에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1300℃ 이상에서 분해가 가능한 기술이 필요했고, 그게 이번에 개발한 높은 온도에서 폐플라스틱을 연속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가스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열경화성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면서 생산하는 합성가스는 수소 생산의 원료로 일산화탄소(CO)와 수소(H2)로 주로 구성된다. 합성연료를 생산하는 원료 가스로 활용될 수 있고, 일산화탄소는 과열 증기와 촉매 화학반응을 통해 수소로 전환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하루 1톤의 열경화성 혼합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는 파일럿 플랜트에서 공정을 실증해본 결과, 혼합 폐플라스틱 1kg당 수소 0.13kg의 생산 능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공기에 포함된 질소 성분을 제거해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순산소 연소 제어 기술과 가스화로 내부에 공급된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축열식 용융로 기술을 적용해 1300℃에 이르는 고열을 지속 공급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원료 투입, 전처리, 가스화까지 이어지는 연속 공정을 구현하고 공정 효율을 극대화했다.
공정 중 발생하는 타르의 양도 획기적으로 줄였다. 공정의 부산물인 타르는 강한 점성으로 인해 공정 라인에 들러붙고 지속적인 운전을 방해한다. 연구팀은 연속 공정을 통해 초고온을 지속 유지함으로써 화학연료 합성 공정에 쓰이는 합성가스의 타르 농도 요구치보다 93.4% 줄였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공정으로 국내 특허 3건을 등록하고 미국 특허 1건을 출원해 상용화 기반을 마련했다.
조종표 박사는 "이번 성과는 국내 독자 기술만으로 가스화 공정의 효율을 크게 개선하고 타르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공정 규모를 2톤급으로 격상하고 관련 연구를 지속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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