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생에너지를 외면하고 화석연료로 회귀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지가 무색하게 현재 미국의 풍력발전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 에너지리서치기관 우드맥켄지(Wood Mackenzie)가 이달 3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년 1분기 미국 풍력에너지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의 풍력발전 설비용량은 160기가와트(GW)를 넘어설 전망이다. 현재 미국 텍사스주와 아이오와주, 오클라호마주 등 45개 주에서 운영되는 육상 풍력발전소는 약 1500개에 이르고 있다. 이를 통해 가동되는 터빈은 7만5600개가 넘는다.
우드맥켄지는 "미국에는 20년 이상 노후화된 풍력발전이 많다"면서 "현재까지 약 70GW의 육상풍력 발전용량이 완전히 재가동됐고, 12GW가 추가돼 부분적으로 재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세번째로 큰 재생에너지업체인 RWE는 연말까지 낡은 터빈을 교체해 풍력발전소 수명을 30년 더 연장하는 한편 3.08GW에 이르는 풍력발전소를 새로 건설할 예정이다. 2019년부터 올 4월초까지 아이오와주와 텍사스 서부,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위치한 풍력발전소들도 노후화된 터빈을 교체하고 재가동하고 있다.
노후된 풍력발전소를 재가동하면서 미국 제조업체들은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부과도 피할 수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청정전력협회(ACPA) 존 헨슬리 수석부사장은 미국 내 수백 개의 터빈 부품 생산 공장을 포함한 제조 기반을 언급하며, 일부 원자재는 수입에 의존하지만 국내 제조에 대한 투자는 "이러한 관세에 대한 위험을 어느 정도 완화해준다"고 말했다.
또 폐기된 터빈에서 나오는 블레이드, 강철, 구리, 알루미늄은 재활용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미국에서 현재 가동중인 터빈의 대부분은 최대 95%까지 재활용이 가능하다. 폐기된 블레이드를 재활용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연료로 재구성하면서 시멘트 제조업체에 석탄, 모래, 점토를 대체하는 용도로 판매하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와 천연가스에 모든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미국에서 청정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전력생산의 50.8%를 이미 넘었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전력생산 비중은 24.4%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화석연료 비중은 올 3월 기준으로 49.2%까지 낮아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까지 태양광 발전 비중이 6.91%, 풍력이 8.08%에 그쳤다. 풍력발전 설비용량은 1.9GW로 전체 발전 설비용량 중 1.4%에 불과했다. 우리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풍력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18.3GW, 2038년까지 28.2GW 수준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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