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물에 녹는 메모리 소자 개발..."전자폐기물 문제 해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6 10:39:18
  • -
  • +
  • 인쇄
▲KIST에서 개발한 '물에 녹는 메모리 소자' (사진=KIST)

물에 녹는 메모리 소자가 개발되면서 전자기기 사용 증가에 따른 전자폐기물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극한물성소재연구센터 조상호 박사와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주용호 박사팀은 고성능 정보 저장 기능을 갖추면서도 물에 담그면 수일 내 완전히 분해되는 고분자 소재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개발된 소재는 체내 삽입이 가능한 수준의 생체 적합성과 안정성을 갖췄으며, 보호층의 두께 등을 조정해 분해가 시작되는 시점을 조절할 수 있다. 보호층이 사라진 후 약 3일이 지나면 물속에서 잔류물 없이 자연분해된다.

기존에도 물에 녹는 전자소자는 있었지만, 대부분은 정보 저장 기능이 없거나 성능이 낮고, 반복적인 물리 변형에 취약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정보 저장이 가능한 기능성 분자인 유기화합물(TEMPO)을 기반으로 생분해성 고분자인 폴리카프로락톤(PCL)과 결합한 새로운 분자 구조(PCL-TEMPO)를 설계했다. 이 구조는 하나의 분자 내에서 전기적 신호 저장과 자연 분해 기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

이 소재로 제작된 메모리 소자는 켜짐(ON)과 꺼짐(OFF) 상태를 100만배 이상 구분할 수 있을 만큼 우수한 신호 구분 성능을 보였으며, 데이터를 최소 1만초 이상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었다. 또 250회 이상 구동하거나 3000회 이상 반복 구부림에도 성능 저하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유기 전자소자 가운데서도 매우 뛰어난 내구성과 성능을 동시에 갖춘 사례다.

이번 기술은 생체 삽입형 의료기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일회용 헬스케어 모니터링 기기, 수술 후 자연 분해되는 이식형 센서, 친환경 정보 저장 장치, 일회용 군사 정찰기기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이 가능하다.

특히 체내 삽입 후 제거 수술 없이 소멸되는 특성은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의료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전자폐기물 저감이라는 환경문제 해결뿐 아니라, 탄소중립 실현도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조상호 박사는 "이번 성과가 고성능 유기 메모리 소자에 물리적 소멸 기능을 통합한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기술적 의미가 크다"며 "향후에는 자가 치유 기능, 광반응 기능 등을 결합한 '지능형 소멸 전자소자'로 발전시켜 차세대 생체 전자기기와 친환경 디바이스의 실용화를 앞당길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인터내셔널 에디션'(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환경·사회' 지표 투자전략 반영했더니 지수 수익률 상회"

투자전략에 ESG 세부지표를 반영하면 시장대비 높은 장기수익률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

'몸짱 소방관' 2026년 달력 만든다...'우리동네GS'에서 사전예약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2026년도 '몸짱 소방관 달력'이 나온다.몸짱 소방관 달력의 정식명칭은 '소방관 희망나눔달력'으로, 서울시 소방재난본

SK이노, 에이트린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전과정평가(LCA) 무상 지원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 '에이트린'의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대한 전과정평가(LCA)를 무상 지원한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기후/환경

+

아마존 '지구허파' 옛말?...14만건 산불로 '탄소배출원'으로 전락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해 산림벌채보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유럽연합(EU) 공동연구

韓선박 무더기 운항제한 직면하나?..."탄소감축 못하면 국제규제"

한국 해운업계가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해 일부 선박이 운항제한이나 벌금을 맞을 위기에 직면했다.기후솔루션은 5일 전세계 100대 해운사의 온실가스

화석연료 못버리는 국가들..."파리협약 1.5℃ 목표달성 불가능"

전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뷰펠] 에너지 저장하는 '모래 배터리' 개발...베트남 스타트업의 도전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