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의 식물들은 밤을 환하게 밝히는 인공조명 때문에 낙엽이 늦게 떨어지는 등 생장시기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한대학교와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등 국제연구진들은 2014년~2020년 위성데이터를 기반으로 북반구에 있는 도심과 교외, 농촌 등 428개 지역을 10단계로 나눠 식물의 생장시기와 조명, 기온 차이를 분석해보니, 도시 중심부로 갈수록 봄철 식물의 발아시기가 평균 12일 빠르고 가을철 낙엽 시기가 11일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시에 있는 식물들이 농촌보다 약 2주 정도 생장기간이 길다는 의미다.
이유는 도심으로 갈수록 야간조명이 훨씬 더 밝아지고, 기온은 더 올라가기 때문이다. 특히 조명의 영향은 기온보다 훨씬 컸다. 조명이 밝을수록 발아 시기가 빨라지고 낙엽 시기가 늦춰졌다. 도시 70% 이상에서 이같은 결과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지역별 차이도 있었다. 북쪽의 추운 기후대일수록 조명이 생장 시기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컸다. 반대로 더운 지역에서는 기온의 영향이 조금 더 두드러졌다. 위도가 낮은 도시일수록 조명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연구진은 "밤 조명이 길어지면 식물은 계절이 늦게 바뀌는 줄 알고 잎을 더 오래 달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봄철 서리 피해나 꽃가루 알레르기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기온만을 보고 도시 식생 변화를 판단해온 기존 접근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연구진은 "기온과 조명이 함께 작용하지만, 조명의 역할이 과소평가돼 있었다"며, "앞으로 도시 조명 설계 시 가로등이나 공원 조명처럼 식물 가까이에 위치한 조명은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Nature Cities' 6월 16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