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와 생태계에 중요한 균류의 83%가 이름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5일(현지시간) 지하네트워크 보호협회(SPUN:Society for the Protection of Underground Networks) 연구에 따르면 지구상에 있는 약 200~300만종의 균류 가운데 15만5000종 정도만 공식 명칭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83%는 이름없는 소위 '암흑분류군'(dark taxa)이다.
균근(Mycorrhizal)은 숙주 식물에게 영양소와 물을 제공하고 숙주 식물로부터 탄수화물을 공급받는 공생 균류다. 탄소를 토양에 저장하는 동시에 식물에 영양소를 제공해 지구 기후와 생태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공생 형태를 외생균근(Ectomycorrhizal)이라고 부른다.
균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생균근은 전세계 식물의 약 25%와 공생하며 매년 이산화탄소 90억톤, 연간 화석연료 배출량의 25% 이상씩 줄인다. 또 영양 순환을 조절하고 식물의 스트레스 내성을 향상시키며 오염물질을 분해해 숲이 기능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야생 균근 대부분은 유기체가 환경에 배출하는 유전물질인 환경DNA(eDNA)로 발견된다. 연구팀은 토양 및 뿌리 샘플에서 균류의 eDNA를 추출하고 염기서열을 분석한 다음, 이를 기존에 발견된 종과 비교했다. 암흑분류군의 경우 기존 어떤 종과도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자연과학에서 이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종이 설명돼야, 종과 속을 설명하는 이름이 주어지고 생물 분류 및 보존, 연구를 위한 식별에 쓰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의 수석저자인 로라 반 갈렌 SPUN 소속 미생물생태학자는 "모든 균류 DNA 염기서열을 얻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이름없는 종을 보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이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구에 따르면 알려지지 않은 균근 종이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중앙아프리카, 몽골 사얀 산지 침엽수림 등에 집중 분포돼있다. 반 갈렌 박사는 "기존 외균근 연구 대부분이 북반구에 집중되어 있지만, 중위도와 남반구 지역에서도 알려지지 않은 많은 종들이 발견되고 있다"며 "더 많은 연구자들이 이 중요한 균류를 식별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 갈렌 박사는 "확인되지 않은 균류 대부분이 멸종위기에 처한 식물과 관련이 있다"며 "숙주 식물이 사라지면 정말 중요할지도 모르는 균근 종도 같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연구팀은 토양 속 곰팡이들이 사라지기 전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보호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가 이름없는 지하 생물다양성 보호에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반 갈렌 박사는 "이 문제는 기술적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관심과 주목"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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