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가 의장국 되는 EU...'그린딜' 후퇴 제동 걸리나?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6-27 17:32:41
  • -
  • +
  • 인쇄

덴마크가 오는 7월부터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국에 오르며, 자국의 기후정책을 농업 분야까지 확대시키려는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환경규제 완화로 방향을 틀고 있는 EU의 반(反) 녹색 흐름에 제동이 걸릴지도 관심사다.

6개월씩 순환하는 이사회 의장국은 입법 과정 조율, 회의 소집, 외교적 대표 등 운영 전반을 책임지게 된다. 덴마크는 2025년 하반기 의장국으로 각료이사회 및 산하 실무회의의 의제를 조율하고, 회원국간 합의를 이끌 과제를 떠안게 된다.

덴마크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자국 농업 온실가스 배출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린3자협약(Green Tripartite Agreement)'에 따라 가축에서 발생하는 메탄과 아산화질소 배출량을 줄이고, 관련 세수는 생물다양성 회복과 농민 지원에 재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덴마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9%에 이르기 때문이다. 메탄과 아산화질소 배출 비중은 80%에 달해, 2030년까지 국가 배출량 70% 감축이라는 법정 목표 달성을 위해 농업 부문 개입이 불가피했다.

이 정책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이 아니라, 농민단체·산업계·환경단체 등 이해당사자가 모두 참여한 3자 협상 방식으로 추진됐다. 예페 브루스 녹색전환부 장관은 "거두는 세금은 모두 농업 부문에 재투자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EU 차원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합의 기반 정책 설계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EU는 각국 정부·유럽의회·집행위원회 간 비공개 3자 협상을 중심으로 정책이 형성되며, 덴마크식 대화 구조는 제도적으로 뿌리내리기 어려울 수 있다.

더욱이 최근 유럽은 보수 정치세력의 부상, '그린딜' 후퇴 흐름 속에서 환경보다는 경쟁력과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정책 기조도 농민 소득 보장과 행정 부담 완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농업 전문가 앨런 매튜스는 "덴마크는 EU 내에서 기후농업 정책에 있어 정치적으로 고립돼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덴마크가 이번 의장국 임기 동안 획기적인 입법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향후 발표 예정인 EU 바이오경제 전략 등에서 지속가능성과 산업 기회를 연결짓는 메시지를 선도해 상황이 바뀔 여지는 남아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우리은행 'K-택소노미 AI' 도입으로 녹색금융 지원 강화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여신 심사에 활용하는 'K-택소노미 전문상담 AI'를 도입했다고 25일 밝혔다. 'K-택소노미'는 지난 202

金총리 "태양광·풍력 대폭 확대…RE100 전용 산업단지 조성할 것"

김민석 국무총리가 탄녹위 주최 콘퍼런스에 참가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차원의 에너지 대전환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22

상가 셔터가 작품으로 변신...KCC, 5명 작가와 을지로에 '셔터아트'

최근 젊고 힙(Hip)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힙지로'로 불리우는 을지로가 KCC의 컬러로 물들고 있다. KCC는 '셔터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을지로 일

신한은행, 한국형 녹색채권 1000억원 발행..."녹색수송 사업에 투입"

신한은행은 22일 환경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에 참여해 1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한국형 녹색채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포스코이앤씨 감전사고 外근로자 8일만에 깨어나..."음식물도 섭취"

포스코이앤씨 고속도로 연장 공사현장에서 감전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던 30대 미얀마인 근로자가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이다.21일 연합뉴스에 따르

기후/환경

+

폭염에 산불까지...美서부 축구장 1만5400개 '잿더미'

불볕더위가 극심하던 미국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주에서 발생하던 산불이 몇 일째 번지면서 축구장 1만5400개 면적에 달하는 1만1000헥타르(ha)가 잿더미로

"생수·햇반·컵라면으로 살아요"...강릉 시민들, 물 부족에 아우성

서쪽지역은 최대 100mm의 폭우가 예보돼 있지만 강원도 강릉은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가 극에 달했다.지난 20일부터 계량기의 50%를 잠그는 제한

경기도, 퇴근길 폭우 대비 오후 6시 '비상1단계' 발령

퇴근길 폭우가 예상됨에 따라, 경기도가 25일 오후 6시를 기해 '비상1단계'를 발령한다.경기도는 25일부터 26일 오전까지 경기 북부와 남동부 지역을 중

알프스는 녹고 해변은 사라지고...관광산업 종말 오나?

기후변화로 폭염과 산불 등이 빈번해지면서 80년 후 관광산업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지속가능한 교통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자인 스테

[날씨] 내일까지 중서부 '세찬 비'...가뭄 겪는 강릉은 '찔끔'

25일 인천과 서해안 지역에서 시작된 비는 중부지방으로 범위를 넓히면서 26일까지 이어지겠다. 서쪽과 중부지역은 매우 강하게 비가 내리겠지만 현재

3V 저전력으로 CO2 95% 포집 기술 '세계 최초' 개발

3볼트(V) 스마트폰 충전전압 수준의 저전력으로 95% 이상 고순도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