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이 갇힌 유럽과 미국...40℃ 넘는 '극한폭염' 덮쳤다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1 13:24:17
  • -
  • +
  • 인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한 약국 전광판 온도계 (사진=연합뉴스)


올여름 북반구 대부분의 나라들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유럽의 낮기온은 40℃까지 치솟고 있고, 미국은 열흘 넘게 '열돔'에 갇혀있다. 우리나라와 일본도 때이른 폭염이 덮쳤다.

유럽의 스페인 엘그라나도는 6월 최고기온이 46℃를 기록됐고, 포르투갈 모라는 46.6℃까지 올라갔다. 프랑스 남부 그로스피에르에서도 한낮 기온이 40.9℃까지 치솟았고, 이탈리아 21개 도시는 연일 최고 수준의 기온을 기록하며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등에서도 39℃까지 올라갔다.

미국도 열돔 현상으로 동북부를 중심으로 극심한 폭염이 이어졌다. 뉴욕은 체감온도가 42℃에 이를 정도로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졌고, 워싱턴DC와 보스턴은 38℃를 넘겼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6월말 수천만 명을 대상으로 '실내 대피 권고'를 발표했다.

동아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6월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5℃ 이상 높았다. 일본 도쿄와 오사카도 34℃ 안팎의 고온이 관측됐다. 중국은 하북·하남·산동 등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40℃ 이상 기온이 관측됐고, 정저우와 사허에서는 42℃에 근접한 고온이 이어졌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공원에 설치해둔 분무 (사진=연합뉴스)


이번 폭염의 주요 원인은 '열돔' 현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열돔은 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것으로, 뜨거운 햇볕에 의해 공기가 계속 달궈지는 현상이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알제리에서 시작된 유럽의 열돔은 남부지방을 거쳐 북부까지 확장되고 있다. 미국은 중부 평원에서 시작된 열돔이 중서부와 오대호 연안으로 확장되면서 폭염 영향범위가 계속 넓어지고 있다. 아스팔트와 유리 건물이 많은 도시에서는 열돔 현상이 발생하면 온도가 더 많이 올라가게 된다. 열돔 현상이 발생했을 때 건조한 상태이므로 산불 위험도 커지게 된다. 실제로 그리스에서 산불이 수십건 넘게 발생했고, 포르투칼에서도 6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폭염이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프리드리케 오토 교수는 "유럽은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평균기온이 2℃ 이상 상승했고, 기후변화는 폭염의 게임체인저"라며 "폭염은 기후변화가 만들어낸 구조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폭염은 고령자, 어린이,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 직접적인 생명 위협이 되며, 철도·전력망·농작물 등 주요 인프라에도 피해를 일으킨다. 세계보건기구는 열사병의 전조 증상으로 '식은땀·맥박 이상·실신'을, 중증 증상으로 '체온 39℃ 이상·혼란·의식 저하'를 경고했다. 반복되는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적 조치뿐 아니라 구조적 기후대책이 시급한 여름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기후/환경

+

"2035년 NDC 61.2% 정해야...산업 경쟁력 강화할 기회"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최소 61.2%로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15일 국회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은 성명을 통해 "20

환경부 '낙동강 녹조' 독성조사 착수...공기중 조류독소도 조사

환경부가 환경단체와 함께 낙동강 녹조 조사에 착수한다.환경부는 15일 오후부터 낙동강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과 낙동강 녹조 심화지역에 대한 조류

국립공원 개구리 산란시기 18일 빨라졌다...기후변화 뚜렷한 징후

국내 서식하는 개구리들이 기후변화로 산란시기가 앞당겨진 것이 확인됐다.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국립공원 내 산림과 무인도서에서 장기간 생

호주 시드니 3°C 오르면..."온열질환 사망자 450% 급증할 것"

지구 평균기온이 3℃ 상승하면 호주 시드니에서만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약 450% 급증할 것으로 나타났다.15일(현지시간) 호주 기후청과 기후변화

美 온실가스 배출량 '깜깜이 국가' 되나...기업 의무보고 없앤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대형 시설의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정책의 핵심자료였던 배출 데이터가 사라질 경

단비에 강릉 저수율 16.3%로 상승...아직 '가뭄의 끝' 아니다

이틀간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최악의 사태를 면했다. 하지만 가뭄이 해갈되기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어보인다. 15일 강릉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