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넘은 시설인데 관리예산 '삭둑'...美 오하이오주 댐 '붕괴 위험'

장다해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3 17:18:01
  • -
  • +
  • 인쇄
▲지난 6일 미국 텍사스 홍수로 135명이 사망했다. (사진=Jim Vondruska / GETTY IMAGES NORTH AMERICA)

트럼프 정부가 댐 관리인력과 예산을 줄이면서 100년이 넘은 미국 오하이오주 댐들이 붕괴 위험에 처했다. 앞으로 30년동안 1만8000개 주택이 홍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기후위험 데이터모델링기관 퍼스트 스트리트(First Street)는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 허프먼댐 하류의 주택 21% 이상이 앞으로 30년동안 홍수 위험에 처해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데이턴시에 있는 주택 1만8596채에 해당한다. 

1913년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3개의 강이 범람하면서 대홍수를 겪었다. 이로 인해 360명이 사망하고 도심이 파괴되자, 데이턴 인근에 5개의 거대한 건식댐(홍수 시 일시적으로 물을 가두는 댐)과 약 88km 길이의 제방을 만들었다. 이 가운데 허프먼댐은 홍수가 났을 때 최대 540억갤런의 물을 가둘 수 있다. 이는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수영장을 8만2000개 채울 수 있는 양이다.

그런데 극심한 폭우가 빈번해지면서 100년 이상 노후화된 댐들이 붕괴위험에 처했다. 지난 4월 데이턴에는 시간당 130~180mm의 비가 내려 역대 12번째로 큰 홍수가 발생했다. 이때 5개의 댐이 225억갤런의 물을 가뒀다. 로킹턴 댐은 최고 수위가 902피트(약 275미터)까지 치솟았다. 댐이 감당해야 할 저수량이 커지면서 노후된 댐이 버틸 수 있을지 우려가 생기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댐이 붕괴된 사례도 있다. 2020년 100년이 넘은 미시간주 에덴빌댐은 며칠간의 폭우로 붕괴됐다. 연쇄적으로 하류에 있는 또다른 댐도 붕괴됐다. 1만명 넘게 대피했다. 댐 소유주는 댐의 취약성과 구조적 결함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1억2000만달러(약 1560억원)의 손해배상을 물었다.

그런데 미시간 댐 붕괴 이후 유지·보수 기금과 댐 관리요건 등 5개 법안이 마련됐지만 어떤 법안도 청문회를 거치지 않았다. 미시간 댐의 80%는 설계 수명인 50년을 넘은 상태다. 언제든 다시 붕괴될 수 있는 것이다. 미시간 댐 안전특별위원회 브라이언 버로스는 "이러한 일이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는 대규모 노후 인프라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특별위원회의 권고안이 대부분 실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서부 17개주의 댐에서 근무하던 400명의 댐 안전 담당자와 직원들이 해고됐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바이든 정부가 홍수 완화 및 가뭄 완화에 배정한 100억달러(약 13조원)을 삭감하고, 댐 안전과 시설 개선을 위해 추가된 30억달러(약 4조원)을 삭감했다. 이에 더해 트럼프 정부는 올해 초 연방재난관리청(FEMA)가 불법체류 이민자들을 돕는 데 예산을 쏟는다고 비난하면서 재난 예방과 재난 복구를 관리하는 FEMA를 폐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하이오주 댐들을 관리하는 마이애미 보존지구(Miami Conservancy District)는 데이튼 북쪽에 있는 제방에 대한 수리가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총괄 매니저 메리린 로도어는 "앞으로 수십년 동안 안전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1억4000만달러(약 1820억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재 노후화된 댐은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물을 막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80년동안 오하이오주 댐의 저수량은 228% 증가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현대백화점그룹, 48명 임원인사..."변화보다 안정성에 방점"

현대백화점그룹이 30일 사장 1명, 부사장 2명을 포함해 승진 27명, 전보 21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6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 인사 폭은

SK AX, 김완종 CCO 사장으로 승진..."AX 이끌 적임자"

SK㈜ AX는 김완종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신임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국내 산업 전반에서 AX(AI Transformation) 확산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SKT 사령탑 교체...신임 CEO에 정재헌 사장 선임

SK텔레콤은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30일 발표했다.정재헌 신임CEO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T에 합류했다. 2021

기후/환경

+

호주 봄날씨 실화냐?...한낮 기온이 46℃ '지글지글'

호주 북부지역이 봄철인 10월에 40℃를 웃도는 폭염을 겪고 있다.호주 기상청(BoM)은 북부 지역인 퀸즐랜드주와 노던 준주의 일부 지역이 올해 가장 더운

폭염에도 실내온도 6℃ '뚝'…호주에서 옥상용 냉각코팅제 개발

폭염에 실내온도를 낮을 수 있는 옥상 코팅기술이 새로 개발됐다.호주 시드니대학교 연구진은 폭염시 실내온도를 최대 6℃까지 낮출 수 있는 옥상용

[주말날씨] 단풍 보러갈 수 있을까...'가을비' 내린 후 쌀쌀

11월 첫 주말은 단풍이 물들며 완연한 가을날씨지만, 곳곳에 비가 내린 후 다시 초겨울 날씨가 오겠다.1일은 전국이 오전까지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

“기후위기 시대, 아이 낳기 두렵다”…출산 기피하는 美 Z세대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이 미국 젊은 세대의 출산 결정까지 흔들고 있다.피유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미시간대 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

1분마다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온난화로 年54.6만명 목숨잃어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인구 가운데 1분에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화에 따른 영향으로 90년대에 비해 23% 증가한 54만6000명의 전

섬나라 쑥대밭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4일만에 괴물로 변한 이유

카리브해 섬나라들을 쑥대밭으로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Melisa)가 짧은 시간에 역대급 초강력 폭풍우로 발달한 것은 '해양온난화'가 원인으로 꼽혔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