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이 1년 사용하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수력댐이 티베트에 세워진다. 이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샨사댐'보다 3배 이상 큰 규모다.
중국은 티베트 고원에 3000억킬로와트시(kWh) 규모의 수력댐 건설에 착수한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총사업비 1700억달러(약 236조)가 투입되는 이 댐은 2030년대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는 야를룽짱포강 하류에 위치한 닝치 일대에서 진행되며, 총 5개의 계단식 수력발전소로 짓는다. 강이 50km 구간에서 2000m 낙차를 형성하는 특성을 활용하면 막대한 수력 잠재력이 확보된다.
중국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경기 부양과 청정에너지 확대의 핵심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샨사댐'의 3배가 넘는 이 댐이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되면 중국 내 연간 국내총생산에 1200억위안(약 23조)에 달하는 경제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환경단체들은 심각한 생태계 훼손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국립자연보호구로 지정된 생물다양성 핵심지대이기 때문이다. 중국 내 비정부기구들은 "티베트 고원의 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과 인접한 인도와 방글라데시도 반발하고 있다. 야를룽짱포강은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를 지나 브라마푸트라강으로 이어지며 방글라데시까지 흘러간다.
아루나찰프라데시 수석 장관 페마 칸두는 "국경에서 50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이 댐이 강의 80%를 말라붙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 정부는 "하류 수계에는 영향이 없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티베트 지역 전력 수요 대응과 청정에너지 확대를 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초대형 수력 개발은 동북아 전력 연계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 몽골, 러시아의 재생에너지 자원을 한국·일본과 연결하는 대규모 초국가 전력망이 필요하다"며 "티베트의 수력 역시 이 구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구상은 고압직류 송전망을 이용해 몽골의 태양광, 러시아의 수력 등을 한국·일본으로 보내는 '전력 실크로드'를 표방한다. 아직까지 한국과 이 수력댐 직·간접 연결은 없지만, 한반도의 계통 독립성 극복과 에너지 안보 확보 측면에서 연계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이번 수력댐 건설은 청정에너지 확대와 경제 회복이라는 명분 아래 본격화됐지만, 생태계 훼손과 국제 수계 갈등,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복합적인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세계 최대 수력댐이 불러올 파장은 향후 수십 년간 동북아 전력질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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