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속국이냐?"…구금사태와 관세협박에 반미감정 고조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9-16 18: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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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구금사태 관련 트럼프 美대통령 규탄대회(사진=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을 구금하는 것도 모자라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반미감정이 더욱 끓어오르고 있다.

16일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서비스(SNS) 등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를 비판하는 글들이 수두룩하게 게재되고 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공개한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구금 현장 영상을 본 한 누리꾼은 "무슨 흉악범들이나 갱단을 잡는 줄 알았다"며 "동맹국이라더니 속국보다 못한 취급"이라고 분개했다. 이어 "비자와 관련된 법적 문제로 인한 상황임은 이해하지만 이들이 무기를 들고 저항을 했나, 도주를 시도했나"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다른 누리꾼은 "한 번이라도 미국에 출장가본 사람은 다 알거다"라면서 "단기간 해외업무가 필요할 때, 관광비자로 하던 것은 업계 관례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금된 사람들을 불법체류자라고 말하는 것은 실상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라고 황당해 했다.

당시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체포된 한국인 근로자 대부분은 전자여행허가(ESTA)와 단기 상용(B-1)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뒤 공사현장에서 근무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은 이를 '불법'으로 간주했다. 미국에서 일을 하려면 주재원(L-1 또는 E-2) 비자나 전문직(H-1B 또는 H-2B) 비자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비자는 발급조건이 워낙 까다롭고 발급량도 제한적이다. 그렇다보니 단기출장인 경우는 편의상 여행비자로 입국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오랜기간 관례적으로 했던 것을 미국 이민 당국이 갑자기 '범죄자' 취급을 하면서 한국인 근로자들의 손과 발을 쇠사슬로 묶어 호송하는 것도 모자라, 인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곳에 8일간 구금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한국을 향해 관세협상에 사인하라고 압박하면서 반미감정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한미는 지난 7월 관세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기로 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총 3500억달러(약 486조원)의 대미투자를 진행하는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하지만 투자방식과 이익배분을 놓고 양국의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후속협의가 지연되자, 미국은 한국산 수입품에 대해 합의했던 15% 관세를 25%로 높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에 미국측의 요구가 부당하다며 "트럼프가 주먹 대신 관세를 들고 협박하는 모양새"라고 분개했다. 또다른 누리꾼은 "구금 사건도 그렇고 한국을 무슨 식민지처럼 보는 것 아니냐"고 어이없어 했다. 이 게시글에는 "400조 넘는 돈을 갖다 받치는 게 말이 되냐", "일본이 했다고 우리도 똑같이 불공정한 협의를 하라는 건 무슨 생각?" 등 동조하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협상이 장기화되면 결국 고통받는 건 우리 기업들"이라며 "마냥 불리한 조건을 수용할 수 없겠지만 협의를 서두를 필요성은 있어보인다"는 의견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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