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7 12:49:08
  • -
  • +
  • 인쇄
▲제품 특성에 따른 국가 환경성과(EPI)지수와 수출량 변화(자료=KAIST)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나래 교수 연구팀과 미국 조지타운대 헤더 베리·재스미나 쇼빈 교수, 텍사스대 랜스 청 교수는 환경규제가 엄격한 국가일수록 전기자동차, 재생의류 등 녹색 친환경 제품의 생산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다국적 기업은 환경규제가 약한 나라에서 제조업 기반을 마련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규제가 느슨한 만큼 생산비용이 적게들고,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후변화 대응과 ESG 경영 강화, 글로벌 녹색제품 교역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녹색 피난처' 전략을 구사하는 패턴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2002~2019년까지 5000여개 제품에 대한 수출·수입국의 '유엔 무역통계'(UN Comtrad)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교역 패턴이 발견됐다고 했다.

즉 환경규제가 강화되면 전체 교역량이 줄어드는 전형적인 '오염 피난처' 현상이 나타나지만, 녹색 제품에 한해서는 오히려 교역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환경규제가 엄격한 곳일수록 녹색제품의 생산과 수출이 활발해져 공급망 규모가 최대 24% 확대된 것이 확인됐다.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 입장에서 생산비 감축보다 생산과 거래 과정의 투명성과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여겨져 규제가 강한 국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녹색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낮은 국가를 피해 '녹색 피난처'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녹색 피난처' 현상은 스마트폰, 의류, 음식, 화장품, 가전제품, 자동차 등 소비자와 직접 연관이 있는 소비재 제품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이는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일수록 소비자들이 '가치소비'에 집중하고, 그만큼 녹색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나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글로벌 공급망이 더 이상 비용 효율성만으로 움직이지 않으며, 기업의 환경적 정당성이 전략적 선택을 좌우하는 주요 조건으로 부상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강력한 환경정책은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녹색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경영 분야 학술지 '저널 오브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터디스'(Journal of International Business Studie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스프링클러가 없었다...SPC 시화공장 화재로 또 '도마위'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의무 설치대상이 아니었다. 옥내 설치된 소화전만으로 삽시간에 번지는 불길을 끄기는 역부족이었다.

"AI는 새로운 기후리스크...올해 글로벌 ESG경영의 화두"

AI 확산이 가져다주는 기후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글로벌 ESG 경영의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중

현대제철 '탄소저감강판' 양산 돌입..."고로보다 탄소배출량 20% 저감"

현대제철이 기존 자사 고로 생산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을 20% 감축한 '탄소저감강판'을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현대제철은 "그동안 축적한

LS 해외봉사단 '20주년'..."미래세대 위한 사회공헌 지속"

LS의 대표적인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인 'LS 대학생 해외봉사단'이 20주년을 맞은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각지의 초등학교에서 예체능 실습과 위생

[최남수의 EGS풍향계] ESG요소 강화하는 해외연기금들...우리는?

지난해 4월 국민연금연구원은 'ESG 투자에 관한 논쟁과 정책동향'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ESG 투자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반(反)ESG 정책

양산시 '원동습지' KT 기상관측장비 설치...습지 생태연구 고도화

경상남도 양산시에 위치한 '원동습지'에 자동기상관측장비가 설치됐다.국립생태원과 KT는 2월 2일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습지에

기후/환경

+

하다하다 이제 석탄홍보까지...美행정부 '석탄 마스코트' 활용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석탄을 의인화한 마스코트까지 앞세워 화석연료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영상]열흘 넘게 내린 눈 3m 넘었다...폭설에 갇혀버린 日

일본 서북부 지역에 열흘 넘게 폭설이 내리면서 30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4일 일본 기상청·소방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빈발하는 기후재난에...작년 전세계 재난채권 시장규모 45% '껑충'

지난해 재난채권(재해채권) 시장규모가 역대급으로 늘었다.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보험사의 위험 이전 수요와 투자자의 분산 투자 욕구가 맞물

EU, 전세계 최초 '영구적 탄소제거' 인증기준 마련

유럽연합(EU)이 대기중에 남아있는 불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기술에 대해 인증기준을 전세계 처음으로 마련했다.EU집행위원회(European Com

'북극발 한파' 1월 한반도 기온 낮췄지만...해수 온도는 역대급

올 1월 하순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강력한 한파는 북극의 찬 공기를 감싸고 있는 소용돌이 즉 제트기류가 느슨해진 결과로 발생했다. 그 결과 월 평균기

[날씨] 낮기온 12℃ '입춘매직'...미세먼지는 나쁘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답게 날이 포근해졌다. 기온이 오르면서 강·호수·저수지 등의 얼음이 녹아 깨질 우려가 있으니 안전사고에 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