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지방은행의 부실 채권 급증 소식에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주 급락 이후 반등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또다시 11만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7일 오후 5시 5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대비 5.39% 떨어진 10만5080달러(약 1억497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7.12% 내려간 3710달러로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앞서 지난 10일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되면서 10만4953달러까지 급락한 바 있다. 이후 양국이 완화적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11만달러대를 회복했으나 오늘 장중 10만달러대로 다시 떨어졌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급락은 전날 미국 지방은행 부실 채권이 급증한 영향으로 보인다. 전날 뉴욕증시에선 일부 미국 지방은행들이 대규모 부실 채권과 이에 따른 손실을 신고했다. 자이언스 뱅코프는 일부 차주의 대출 부실로 6000만달러의 손실을 예고했고, 웨스턴얼라이언스도 일부 차주의 허위 자료를 식별했다고 알렸다. 은행권 전반에 신용 리스크 우려가 번지면서 두 은행 주가는 각각 13.14%, 10.81% 급락했다. 또 50개 소규모 은행으로 구성된 KBW지역은행지수는 하루 새 6.3% 떨어졌다.
두 지방은행은 중소형주에 불과하지만, 지난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의 악몽을 떠올린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도가 극에 달했고, 이는 투심 위축으로 이어졌다. 소식이 전해진 후 뉴욕 증시는 하락으로 마감했고, 이 영향으로 이날 아시아 증시는 일본 닛케이가 1.44%, 상해종하지수가 1.95% 하락하는 등 큰 낙폭을 보였다.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시장 유동성 둔화가 이어지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전반의 투자심리도 위축됐다는 평가다. 금융정보업체 얼터너티브가 산출하는 가상자산 투자자심리점수는 이날 기준 22점으로 '극단적 공포' 구간에 짐입했다. 1주일 전만 해도 64점이었던 투자심리가 반에 반 수준이 된 셈이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웨니 C 신퓨처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금융시장에 위험 회피 심리가 번지면서 유동성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하고 알트코인은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며 "지난주 거시경제 지표 발표 뒤 투기적 관심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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