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재생에너지 확대 가로막아..."권한집중 문제부터 해결해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5 10:21:17
  • -
  • +
  • 인쇄
▲한국전력 제주본부 (사진=연합뉴스/한국전력)

한국전력공사(한전) 중심의 전력계통 구조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로막고 있어, 전력망 계획·접속권한을 독립기관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영리단체 기후솔루션은 25일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의 핵심, 계통 거버넌스 개선방향' 보고서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려면 '전력망 계획·운영·규제 권한의 집중'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짚었다.

최근 전력산업 구조개편과 에너지 고속도로 확충이 화두인 가운데 정부와 국회는 재생에너지의 생산지와 수요지 연결을 보강하는 한전의 송전선로 건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한전 중심의 계통 거버넌스를 그대로 둔 채 전력망 물리적 확충에만 급급하면 에너지 전환 목표 달성이 어렵다며, 전력망을 누가 어떻게 계획하고 관리하느냐는 거버넌스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전력계통을 "한전이 기획하고, 규칙을 만들고, 운영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라며, 이러한 구조가 재생에너지 계통 수용성 확대를 저해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력망 건설 지연, 계통관리변전소 지정, 재생에너지 접속 제한 등 최근의 갈등은 모두 '중립적 거버넌스 부재'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고 분석했다.

또 보고서는 송전·배전망 소유자이자 석탄발전 등 전통적 발전원과 재무적으로 연결된 지주사, 전력접속 규칙 제정자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한전에게 재생에너지 수용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가 구조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전 발전자회사 발전량 중 95%가 화력·원자력(2024년 기준)이며, 송전·배전 설비 유지·보수 의무로 인해 변동성 높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소극적 유인이 작동한다는 것이다. 장기 송전망 계획도 한전이 직접 작성하면서 검증 기능이 부재한 상황이다.

재생에너지 계통 수용 확대를 위해서는 효율적인 전력망 계획과 접속 관리가 필수적이지만, 화력발전 자산을 보유하고 송배전설비의 보강 및 유지보수 의무가 있는 한전에게 적극적 유인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력거래소와 전기위원회의 독립성 부족도 문제로 꼽혔다. 전력거래소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와 위원회가 전통 발전원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구성돼있으며, 전기위원회는 사실상 심의기구에 가까워 실질적 규제권한이 미약하다. 이로 인해 한전의 전력망 계획 및 관련 규정 제정에 대해 독립적인 규제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가 지속돼 왔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기후솔루션은 독립규제기관, 계통운영기관, 망사업자의 역할 조정을 통해 공정하고 효율적인 재생에너지 계통 수용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며 △전력망 소유·운영·규제 권한의 분리 △계통운영기관과 규제기관의 독립성 확보 △공정하고 효율적인 계통 접속제도 개편 등 3대 개선안을 제안했다.

영국과 미국은 각각 NESO(국가 에너지 운영 사업자)와 ISO(독립계통운영자)/RTO(지역송전조직)가 계획과 접속을 총괄하고, Ofgem(에너지 규제기관)과 FERC(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가 규칙 개정과 요금을 규제한다. 보고서는 장기 송전망 계획 수립 및 접속 관리 권한은 전력거래소로 이전하고, 독립규제기관을 설립해 규칙과 요금에 대한 승인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력거래소 의결구조를 개편해 재생에너지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확보하고, 독립규제기관은 준입법적 기능을 가진 중앙행정기관으로 설치해 한전과 전력거래소를 감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접속 관리체계는 '선착순' 원칙을 '준비된 순서(First Ready & Needed)' 원칙으로 전환해 허수물량 회수와 재배분 방식의 임시처방이 아닌 독립기관 중심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기후솔루션 김건영 변호사는 "계통 병목을 해결하는 방향성이 에너지 전환으로 이어지려면 한전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한국의 전력망 계획∙접속 체계의 틀을 개편함으로써, 독립규제기관의 감독하에 망사업자의 효율적인 재생에너지 계통 수용 유인이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국가녹색기술연구소 5대 소장에 '오대균 박사' 임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설 국가녹색기술연구소(NIGT) 제5대 소장으로 오대균 박사가 5일 임명됐다. 이에 따라 오 신임 소장은 오는 2029년 2월 4일까지

기초지자체 69% '얼치기' 탄소계획...벼락감축이거나 눈속임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국가가 정한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 40% 이상의 목표를 수립한 곳은 23곳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기초지자체

스프링클러가 없었다...SPC 시화공장 화재로 또 '도마위'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의무 설치대상이 아니었다. 옥내 설치된 소화전만으로 삽시간에 번지는 불길을 끄기는 역부족이었다.

"AI는 새로운 기후리스크...올해 글로벌 ESG경영의 화두"

AI 확산이 가져다주는 기후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글로벌 ESG 경영의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중

현대제철 '탄소저감강판' 양산 돌입..."고로보다 탄소배출량 20% 저감"

현대제철이 기존 자사 고로 생산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을 20% 감축한 '탄소저감강판'을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현대제철은 "그동안 축적한

LS 해외봉사단 '20주년'..."미래세대 위한 사회공헌 지속"

LS의 대표적인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인 'LS 대학생 해외봉사단'이 20주년을 맞은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각지의 초등학교에서 예체능 실습과 위생

기후/환경

+

기후변화에 '동계올림픽' 앞당겨지나...IOC, 1월 개최 검토

동계올림픽 개최 일정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기후변화로 기온이 오르고 동계스포츠에 필수인 적설량이 적어지는 탓이다.4일(현지시간) 카를 슈토스 국

에너지연, 1년만에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성능 19배 늘렸다

국내 연구진이 건식흡수제를 이용해 공기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고 제거하는 기술의 성능을 19배 늘리는데 성공했다.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CCS연

하다하다 이제 석탄홍보까지...美행정부 '석탄 마스코트' 활용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석탄을 의인화한 마스코트까지 앞세워 화석연료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영상]열흘 넘게 내린 눈 3m 넘었다...폭설에 갇혀버린 日

일본 서북부 지역에 열흘 넘게 폭설이 내리면서 30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4일 일본 기상청·소방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빈발하는 기후재난에...작년 전세계 재난채권 시장규모 45% '껑충'

지난해 재난채권(재해채권) 시장규모가 역대급으로 늘었다.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보험사의 위험 이전 수요와 투자자의 분산 투자 욕구가 맞물

EU, 전세계 최초 '영구적 탄소제거' 인증기준 마련

유럽연합(EU)이 대기중에 남아있는 불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기술에 대해 인증기준을 전세계 처음으로 마련했다.EU집행위원회(European Com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