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데이터센터 전력망 투자비 소비자에 전가...한국은 괜찮을까?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0 08:30:02
  • -
  • +
  • 인쇄


미국에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전력 인프라 비용이 일반 가정과 소상공인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등 초대형 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하는 한국도 비슷한 구조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에너지 분석기관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형 전력수요자가 자체 납부하는 요금만으로 전력망 강화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 내 20개 대형 부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이들 대부분이 송전선과 변전소, 발전소 신설에 필요한 총비용보다 적은 금액을 전기요금으로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차액은 전기요금에 반영돼 일반 소비자나 소상공인에게 전가되거나, 전력회사의 손실로 처리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대형 수요자 증가로 발생하는 설비투자 비용은 결국 다른 요금제 사용자들이 떠안게 된다"고 우드맥킨지의 벤 허츠-샤르겔(Ben Hertz-Shargel) 연구원은 말했다.

한국의 상황도 유사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용인반도체 클러스터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국내 최대 규모의 전력 인입시설이 구축될 예정이다. 전력공급을 위해 초고압 송전선과 변전소 신설이 불가피하지만, 현행 요금체계상 이러한 비용이 얼마나 대형 수요자에게 귀속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한국전력은 발전망 및 송배전망 구축에 따른 재무 부담으로 지난해 4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와 산업계는 "국가 전략산업을 위한 불가피한 투자"라고 설명하지만, 에너지 소비자 단체들은 가정용 및 소상공인 요금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1년간 주택용 전기요금은 세 차례 인상됐으며, 정부는 올 하반기 추가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미국 일부 주는 관련 비용 전가를 막기 위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텍사스는 전력 공급과 유통을 분리해, 소비자가 유통망과 무관한 발전사업자로부터 전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드맥킨지는 이 제도가 일반 소비자에게 전력망 투자비용이 전가되는 구조를 완화한다고 평가했다.

우드맥킨지는 보고서에서 "대형 부하가 원인인 인프라 투자항목을 전력회사 재무제표에서 분리하고, 제3자 발전사업자와의 계약을 통해 비용을 전가하지 않는 방식이 가장 안전하다"고 제안했다. 이는 한국에서도 민간 PPA(전력구매계약) 확대나 청정에너지 전용요금제 도입 논의와 맞물릴 수 있다.

용인반도체 클러스터처럼 초대형 산업단지가 빠르게 늘어나는 한국에서도 전기요금의 공정한 비용분담 체계를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최남수의 ESG풍향계] 'ESG 공시' 이대로는 안된다

지난 5년동안 말만 무성했던 지속가능성(ESG) 공시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5일 열린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ESG 공시

정부의 설익은 '전환금융'…고탄소 배출기업들 '대략난감'

정부가 지난 25일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 확대방안을 발표하며 '전환금융'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정작 전환금융의 구체적 규모와 세부 집행계획을

대한항공 1년새 '운항 탄소배출' 42만톤 줄였다

대한항공의 '운항 탄소배출량'이 1년 사이에 42만톤 줄었다. 42만톤은 승용차 10만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운항 탄소배출'은 항공기 연

LS머트리얼즈, 글로벌 ESG 평가 '실버' 등급 획득

LS머트리얼즈가 글로벌 ESG 평가에서 '실버' 등급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실버 등급은 전체 평가대상 기업 가운데 상위 1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회사

삼성전자 '자원순환' 확장한다..."태블릿과 PC도 재활용 소재 사용"

삼성전자는 갤럭시S 스마트폰뿐 아니라 갤럭시워치와 태블릿PC, PC 등 모든 모바일 기기에 1가지 이상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오는 3월 11일

자사주 소각 의무화한 '3차 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상장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3차 상

기후/환경

+

시민 100명 '기후시민회의' 운영원칙 도출...기후위에 전달 예정

정부의 2026년 '기후시민회의' 출범을 앞두고 시민 100명이 기후 거버넌스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기준과 원칙을 담은 설계안을 마련했다.녹색전환연구소

약해지는 라니냐..."여름으로 갈수록 '엘니뇨' 가능성 높다"

최근까지 이어지던 라니냐 현상이 점차 약화되면서 올봄부터 초여름까지 '중립(ENSO-neutral)' 상태가 우세할 전망이다. '중립상태'는 엘니뇨도 라니냐도

美 도시 80% '겨울이 짧아졌다'...극단적 한파는 더 빈번

최근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역대급 폭설로 올겨울이 유난히 길고 혹독하게 느껴졌지만, 실제로 미국의 겨울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최근 기후과학단체

한국은행, 'BIS 기후대응 회사채 펀드' 참여

한국은행이 기후리스크 대응과 저탄소 경제 전환을 목적으로 조성하는 'BIS 기후대응 회사채 펀드'에 참여했다.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출범한 'BIS 기후

개구리도 '사라질 위기'...기온상승에 '울음소리' 이상 징후

지구온난화가 개구리의 구애 소리까지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UC Davis) 연구진은 최근 지구의 기온상승

호주 '극과극' 날씨패턴...폭염 뒤 1년치 비가 1주일에 쏟아져

최근까지 50℃를 넘나드는 폭염에 시달렸던 호주에서 이번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극과극' 날씨패턴을 보이고 있다.이번 폭우는 내륙을 강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