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면서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수요가 4배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일본 전체 에너지 사용량과 맞먹고 미국에서도 철강, 시멘트, 화학제품을 비롯한 모든 에너지 집약적 제품 제조에 쓰이는 전력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10일(현지시간) 발간된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는 2030년까지 전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가 최소 2배, AI 전용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4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하나의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은 10만가구의 소비량과 맞먹지만, 앞으로 세워질 일부 데이터센터는 이보다도 20배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다만 보고서는 AI 도입이 기후위기 해결을 저해한다는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AI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로 재생에너지 전력망을 더 수월하게 설계할 수 있고, 에너지 시스템과 산업 공정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AI는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부터 도시·교통 체계 설계에도 활용될 수 있고, AI를 이용해 재생에너지 부품에 필요한 광물을 채굴할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잘 활용된다면 AI가 차지할 세계 에너지 수요 중 일부를 상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방향성 설정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AI의 급속한 성장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현재 가장 구하기 쉬운 화력발전에 수요가 몰리면서 에너지 시스템과 환경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재생에너지는 AI 에너지 수요의 절반밖에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영국 가디언의 조사에 따르면, AI는 물부족 지역의 물까지 끌어다 쓸 위험이 있다. 많은 AI 데이터센터가 컴퓨터 냉각에 막대한 양의 물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룩셈부르크의 전 녹색당 유럽의회 의원이자 에너지 장관인 클로드 투르메스는 IEA의 낙관적인 예측보다 AI의 단점이 실현될 가능성이 더 높다며, IEA가 지나치게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고 정책 입안자들에게 가혹한 진실을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투르메스 장관은 "IEA는 AI와 데이터센터가 에너지 시스템에 미치는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규제하고 최소화할 방법을 제시하는 대신, 새 트럼프 행정부와 이 정부를 후원한 기업들에 아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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