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제한 해놓고 재생에너지 확충?..."전력시장, 지역주도로 바꿔야"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2 10:36:12
  • -
  • +
  • 인쇄

정부가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목표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지역에서 전력을 소비할 수 있는 '지역주도형 전력시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후솔루션은 12일 '지역주도형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한 전력시장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병목 문제를 해소하려면 송전망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지역이 직접 전력 생산·소비·거래에 참여하는 지역주도형 전력시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목표를 달성하려면 2023년 기준 약 30GW 수준의 설비 용량을 3배 이상 확대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재생에너지 중심지인 호남과 제주는 '계통포화'로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 접속이 제한되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2024년 계통포화를 이유로 전국 205개 변전소를 '계통관리변전소'로 지정했으며, 이 가운데 호남과 제주는 전 변전소가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는 송·변전 설비가 완공되는 2031년까지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의 계통 접속이 원칙적으로 제한된 상태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가장 많은 설비가 들어선 지역이 오히려 전환의 병목으로 묶이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모순의 원인은 재생에너지 기술이나 주민수용성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집중적으로 설계된 전력시장 구조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이 직접 전력 생산과 소비, 거래에 참여하는 '지역주도형 전력시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특별법'을 통해 송전선 건설 절차를 단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345킬로볼트(kV) 송전선 하나를 건설하는 데 평균 9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별법이 발의되더라도 2030년까지 새로운 송전망을 확충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송변전 설비사업도 절반 이상이 지역주민 반발과 인허가 문제에 부딪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문제해결의 대안으로 '지역PPA'(전력구매계약)와 지역유연성 시장을 제시했다. 현재 국내 설치된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의 99%는 10메가와트(MW) 미만의 소규모 설비로, 대부분 배전망에 연결돼 있다. 보고서는 이 배전계통을 잘 활용해 지역 내에서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시장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하고 있다. 이럴 경우 송전망을 대규모로 확충하지 않아도 재생에너지 수용여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 파주시는 관내 중소기업들에게 '지역PPA'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민간보다 싼값에 공급하고 있다.

또 보고서는 최소 계약전력 기준을 1MW로 정하고 있는 현행 직접PPA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최소기준 때문에 중소기업과 소규모 발전사업자들이 이 시장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수의 발전원을 한데 모아 여러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집합형 PPA 구조'를 허용하면 최소 전력기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인근지역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PPA 전력망 사용요금을 낮추는 등 차등요금 적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자체와 지역 에너지공사가 재생에너지 공급자나 가상발전소(VPP) 사업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다면,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지역의 산업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전기요금 부담까지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VPP란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에너지 저장장치(ESS), 전기차 등을 AI 기반 클라우드를 통해 하나의 대규모 발전소처럼 통합관리하는 에너지관리기술이다.

기후솔루션 김건영 변호사는 "지역을 계통포화로 묶어두고 송전망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도, 지역 균형발전도 어렵다"며 "지역이 직접 전력을 생산하고 소비하며 거래할 수 있도록 전력시장 구조를 전환해야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부담 완화,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국가녹색기술연구소 5대 소장에 '오대균 박사' 임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설 국가녹색기술연구소(NIGT) 제5대 소장으로 오대균 박사가 5일 임명됐다. 이에 따라 오 신임 소장은 오는 2029년 2월 4일까지

기초지자체 69% '얼치기' 탄소계획...벼락감축이거나 눈속임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국가가 정한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 40% 이상의 목표를 수립한 곳은 23곳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기초지자체

스프링클러가 없었다...SPC 시화공장 화재로 또 '도마위'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의무 설치대상이 아니었다. 옥내 설치된 소화전만으로 삽시간에 번지는 불길을 끄기는 역부족이었다.

"AI는 새로운 기후리스크...올해 글로벌 ESG경영의 화두"

AI 확산이 가져다주는 기후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글로벌 ESG 경영의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중

현대제철 '탄소저감강판' 양산 돌입..."고로보다 탄소배출량 20% 저감"

현대제철이 기존 자사 고로 생산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을 20% 감축한 '탄소저감강판'을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현대제철은 "그동안 축적한

LS 해외봉사단 '20주년'..."미래세대 위한 사회공헌 지속"

LS의 대표적인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인 'LS 대학생 해외봉사단'이 20주년을 맞은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각지의 초등학교에서 예체능 실습과 위생

기후/환경

+

기후변화에 '동계올림픽' 앞당겨지나...IOC, 1월 개최 검토

동계올림픽 개최 일정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기후변화로 기온이 오르고 동계스포츠에 필수인 적설량이 적어지는 탓이다.4일(현지시간) 카를 슈토스 국

에너지연, 1년만에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성능 19배 늘렸다

국내 연구진이 건식흡수제를 이용해 공기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고 제거하는 기술의 성능을 19배 늘리는데 성공했다.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CCS연

하다하다 이제 석탄홍보까지...美행정부 '석탄 마스코트' 활용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석탄을 의인화한 마스코트까지 앞세워 화석연료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영상]열흘 넘게 내린 눈 3m 넘었다...폭설에 갇혀버린 日

일본 서북부 지역에 열흘 넘게 폭설이 내리면서 30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4일 일본 기상청·소방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빈발하는 기후재난에...작년 전세계 재난채권 시장규모 45% '껑충'

지난해 재난채권(재해채권) 시장규모가 역대급으로 늘었다.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보험사의 위험 이전 수요와 투자자의 분산 투자 욕구가 맞물

EU, 전세계 최초 '영구적 탄소제거' 인증기준 마련

유럽연합(EU)이 대기중에 남아있는 불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기술에 대해 인증기준을 전세계 처음으로 마련했다.EU집행위원회(European Com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