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계통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식량안보'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영농형 태양광'도 확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에너지전환포럼이 27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소희(국민의힘), 임미애(더불어민주당), 서왕진(조국혁신당) 국회의원과 함께 개최한 '농촌의 미래와 영농형태양광: 도전과 기회' 토론회에서 김창한 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 사무총장은 "영농형 태양광 확산을 위해 현지답사를 하다보면 가장 큰 문제는 계통이 없다는 점"이라며 "최근 파주시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에서 인근 마을로 영농형 태양광을 확대하려 해도 계통이 없어 추진이 안되고 있고, 전라도로 내려가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송배전망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추가적인 발전소 접속이 불가능해 '계통관리변전소'로 지정된 변전소는 현재 205개에 이른다. 계통관리변전소가 가장 많은 지역은 농지면적이 광활해서 영농형 태양광 설치가 가장 유리한 광주·전남이다. 이곳에서 계통관리로 묶인 변전소는 103개다. 전북도 변전소의 절반에 이르는 61곳이 계통관리변전소로 묶여있다.
이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이행에 차질을 가져온다. 10차 전기본에는 2030년까지 태양광 설비용량 목표를 4만6500MW로 정하고 있다. 이는 2022년까지 설치된 태양광 설비용량 2만235MW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2030년까지 태양광 설비용량을 목표대로 늘리려면 농지를 적극 활용해야 하는데 농지비율이 높은 지역이 계통포화가 심해 더이상 영농형 태양광을 늘릴 수 없게 된 것이다.
농지에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하지 않으면 식량안보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농가소득이 감소하면서 농지면적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연평균 농가소득과 도시소득은 각각 3721만원, 5780만원이었지만 2026년에 이르면 4194만원, 8373만원으로 2배로 벌어질 전망이다. 거기에 농촌이 고령화되면서 농지를 판매하거나 전용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18~2022년 사이에 여의도 면적의 69배나 되는 1만8512헥타르(ha)의 농지가 매년 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영농형 태양광은 농가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대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경남 함양 기동마을의 사회적협동조합은 2019년 928평의 농지에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했다. 토지를 빌려준 토지주는 연 400만원의 임대수익을 벌었고, 기동마을 사회적협동조합은 태양광 전력을 판매해 연 3000만원을 벌었다.
하지만 송전선로를 확충하지 않으면 영농형 태양광을 더이상 확대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오수영 영남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는 "호남과 강원은 2031년까지 발전허가가 보류됐다"면서 "재생에너지 생산은 이곳에서 하는데 소비는 수도권에서 하기 때문에 송배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그리드포밍 기술 등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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