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출력제어에 수익 줄어들까 '고심'
정부가 신규 발전소 접속을 금지했던 계통관리변전소에 대해 올연말부터 조건부로 접속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태양광 업계가 일단 숨통이 트였다.
23일 태양광업계 한 관계자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태양광 사업 잠재력이 큰 지역에 신규 발전소 접속을 금지시켰을 때 더이상 태양광 사업을 하지 못하겠구나 하는 절망감이 들었다"면서 "이번 접속재개 조처로 꽉 막혔던 판로가 뚫리면서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 5월말 산업통상자원부는 계통포화를 이유로 호남, 제주 등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60%를 차지하는 지역의 205개 변전소를 '계통관리변전소'로 지정했다. 계통관리변전소로 지정되면 인근에 새로운 발전사업은 허가되지 않는다. 가뜩이나 신규 태양광 설비용량이 2020년 4118MW에서 2021년 4079MW, 2022년 2992MW, 2023년 2755MW로 해마다 감소하는 상황에서 태양광 업계는 이 조치로 고사 직전에 내몰렸다.
특히 풍부한 일조량과 광활한 평야로 태양광 발전의 최적지로 꼽히는 호남지역은 송배전설비가 확충되는 2032년까지 최소 8년간 신규 태양광 발전소를 접속할 수 없을 정도로 포화상태였다. 이에 산업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7일 '전력망 혁신 전담반' 회의를 열고 올해말부터 출력제어장치 부착에 동의하는 발전사업자들에 한해 신규 태양광 발전소 접속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산업부는 실제로 발전사업을 하지 않으면서 송배전선로만 '알박기' 방식으로 선점하고 있는 허수사업자들을 잡아내 이들이 선점하는 망을 회수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허수사업자의 발전물량은 1600MW 규모다. 이 망을 회수해 대기중인 후순위 발전사업자에게 배분하면 전력계통 포화를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광업계 한 관계자는 "조건부이긴 하지만 신규 사업자가 진입할 여지가 생긴 데다, 알박기 사업자들의 발전물량을 회수하면 일단 태양광 산업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태양광패널 제조사와 시공사들의 일감이 생기게 됐다"며 정부의 조치에 반색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조치는 임시방편일뿐 태양광산업의 근본적인 발전수익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 발전업체 관계자는 "결국 출력제어라는 족쇄를 채우겠다는 것"이라며 "출력제어로 태양광의 발전수익이 줄어들면 원전이나 화력발전과 동등한 경쟁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이같은 수익 불확실성은 태양광 산업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수급 불균형을 초래해 가격을 폭등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산업부는 '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장치(BESS)'를 활용해서 태양광발전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계통부족 지역의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전력수요자가 들어설 수 있도록 '수요유치형 분산특구 지정' 등의 지원방안도 내놨다.
그러자 발전업체 관계자는 "올 2월에도 정부와 업계가 모인 회의에서 이같은 논의가 진행됐지만 아직까지 진전된 사항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부가 큰 틀을 짜놓고 좁혀들어가야 하는데 그때그때 주먹구구식 대응을 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커지게 되면 태양광산업 활성화는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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