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관할권 밖에 공해(公海)를 보호하는 '공해조약(High Seas Treaty)'이 17일(현지시간)부터 발효됐다. 이에 따라 해양생태계 보호 사각지대였던 공해에서 처음으로 국제해양 보호체계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국제연합(UN) 주도로 마련된 '공해조약'은 전세계 60개국의 비준으로 올 1월 17일부터 발효되기 시작하는 국제법적 협정으로, 2030년까지 전세계 해양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조약은 공해에서 생물다양성 보전, 해양보호구역 지정, 환경영향평가 의무화 등을 포함한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그동안 공해를 오염시키거나 물고기를 남획하더라도 이를 규제할 마땅한 규제가 없었다. 이 때문에 공해는 무법지대로 통했다. 과도한 어업행위가 남발했고, 무문별하게 자원이 개발됐으며, 심지어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보니 해저채굴이 횡행했다. 이번 '공해조약'은 공해에서 이같은 행위를 막아 해양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국제규범이다.
'공해조약'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각국은 공해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개발이나 자원이용 활동에 대해 사전에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또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해양보호구역 지정에도 협력해야 한다. 특히 해양생태계가 수행하는 탄소흡수 기능을 보호할 의무도 지닌다.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취지가 반영됐다.
'공해조약'이 앞으로 실효성 있는 국제규범으로 자리잡으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우선 비준국가를 늘려야 한다. 비준에 참여한 60개국 가운데 비준을 아직 완료하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보호구역을 관리하고 감시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데 이에 대한 재원조달과 집계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이에 시민사회와 환경단체들은 주요 해양국들이 조속히 조약 이행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공해조약' 발효는 해양보호를 둘러싼 국제논의가 기후변화 대응과 본격적으로 결합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다는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의 30%를 흡수하고 있어, 공해의 생태계 보호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에 따라 향후 해양보호 정책은 환경규제를 넘어 기후·금융·자원 정책 전반과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번 공해조약을 계기로 공해 관리가 실제 정책과 시장질서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조약 이행 수준에 따라 향후 해양보호 기준이 국제무역과 투자판단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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