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어렸을 때 일을 그만두고 육아만 해야 했을 때가 있었는데 그때만큼 우울했어요. 탈모까지 왔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아동 돌봄에 대한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전업주부들의 심리적 스트레스와 우울감도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구원은 12일 '2020년 상반기 작은연구 좋은서울 결과발표회'에서 이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반적으로 주돌봄자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커지고 있는데,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상대적으로 제한돼 있는 전업주부에서 상황이 더 심각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다양한 가정의 주돌봄자 9명과 인터뷰 등을 통해 진행됐다.
연구를 진행한 엄지연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더 많은 돌봄과 관심이 증가돼 스트레스가 높아졌다"며 "일을 하는 주돌봄자의 경우 업무와 어른들의 대화 등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 등 심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아이들과 집안에서 생활하는 전업주부의 경우 자녀와 오랜시간 함께 지내기 때문에 상호간 스트레스가 심화됐다"며 "아울러 혼자만의 시간이 부족하고 어른들간 대화가 부족해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어 상대적으로 심각했다"고 덧붙였다.
아이들 역시 같은 반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해 사회성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박탈됐다. 그나마 놀이터 등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오픈 공간도 부족해 다양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엄 연구원은 강조했다.
이에 엄 연구원은 전업주부를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다수의 돌봄 지원책이 맞벌이 부부를 우선 고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업주부는 긴급돌봄에 보낼 수 있는 행정상 자격이 안된다. 엄 연구원은 "'집에서 노는 사람이 뭐가 힘든가'라는 전업주부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정책적으로도 급한 일이 있을 때 아이 돌봄을 맡길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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