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연합(UN)사무총장이 2030년까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을 통해 "데이터센터의 미래는 태양광과 풍력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약속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일부 국가와 기업들이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전기먹는 하마'로 불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철강, 시멘트, 화학 등 에너지 집약 산업에서 필요한 전력보다 AI 데이터센터가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도 하나의 데이터센터가 10만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을 소비하고 있는데 이보다 20배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도 줄줄이 건립중이다.
IEA 보고서는 2030년까지 전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는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미국, 캐나다,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세계 최대 화석연료 생산국에서 AI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캐나다에는 약 239곳의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이며, AI 수요 증가로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가 캐나다 전체 전력 생산의 71%에 맞먹는 규모로 상승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금이 모든 새로운 전기 수요를 재생에너지로 대응하고, 냉각시스템에 지속가능한 물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에너지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은 화석연료"라며 "화석연료는 가격 충격, 공급 차질, 지정학적 혼란에 빠뜨린다"고 강조했다. 반면 햇빛은 가격이 갑자기 오르지 않고, 바람은 누가 막을 수 없다고 짚었다.
재생에너지는 이미 화석연료보다 낮은 비용으로 공급된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A)에 따르면, 신규로 설치된 대규모 재생에너지 설비 중 91%가 가장 저렴한 화석연료 기반 발전보다도 전력 생산 단가(LCOE 기준)가 낮았다. 이에 지난해 한 해 동안 4670억 달러(약 640조원)에 달하는 화석연료 비용이 절감됐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각국이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발표할 때, 확실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오는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저탄소 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화석연료에 지급되는 수십억달러의 보조금을 줄이는 계획을 필요하다"며 "이는 경제적으로 타당한 일"이라고 짚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몇년간 기후위기에 대해 점점 더 강경한 어조를 보였다. 2022년에는 영국 가디언지 기고문에서 "기후 협상이 실패할 경우 세계가 파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3년에는 "지구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열대화가 시작됐다"고 선언했고, 지난해에는 화석연료 기업들을 '기후파괴의 주범'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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