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역이 극단적인 이상기후에 휩싸였다. 동부와 중서부는 6월에 이어 또다시 열돔에 갇혀 체감온도가 40℃를 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반면, 서부 샌프란시스코는 60년만에 가장 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27일(현지시간) "광범위한 열돔 현상이 다시 형성돼 전국적으로 고온다습한 공기에 갇혀있다"며, 현재 약 1억2300만명이 폭염경보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동부 지역은 체감온도 41℃, 남부는 46℃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열돔의 영향으로 뉴욕과 보스턴 등 북동부 도시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연일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뉴욕시는 체감온도가 최대 40.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됐다. 긴급경보 시스템은 "건강에 위험하다"며 냉방시설이 없는 주민, 만성질환자, 야외 근무자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6월에도 뉴욕은 38.9℃까지 오르며 역대 6월 최고기온을 경신한 바 있다.
필라델피아 인근 뉴저지 남부지역은 체감온도가 41℃를 넘길 것으로 보이며, 코네티컷·로드아일랜드·매사추세츠 등도 전역 폭염주의보에 포함됐다. 보스턴도 35~37℃ 수준의 더위가 예보됐다.
특히 이번 열돔은 야간에도 식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도시는 자정 무렵에도 섭씨 27℃ 안팎의 열대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양대기청은 "냉방장치 없이 실내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연구단체 기후센트럴은 "이런 규모의 열돔은 과거보다 훨씬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이번 폭염 역시 지구온난화가 없었다면 발생 확률이 최소 3분의 1 이하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6월말에도 미국 동부와 유럽·아시아가 동시에 열돔에 갇히는 등 북반구 전역에서 유사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기상청은 "열돔 현상은 수요일 밤부터 찬 대기 전선의 진입으로 점차 해소될 가능성이 있으나, 8월에도 평년 이상 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폭염은 고립된 사건이 아니라, 6월 중순부터 세 차례에 걸쳐 반복된 열돔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위험성을 보여준다.
동부는 유례없는 폭염에 신음하고 있지만 서부 샌프란시스코는 유례없는 한여름 냉기를 겪고 있다. 이 지역은 6월 평균기온이 평년 대비 5℃ 낮고, 7월에도 4℃ 낮은 수준이다. 현지 기상당국은 1965년 이후 가장 추운 여름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해안가의 차가운 바닷물과 결합된 해양층 영향으로, 샌프란시스코는 현재 알래스카 수준의 기후를 보이고 있다.
한 나라 안에서 40℃ 폭염과 냉기 흐름이 동시에 발생하는 극단적인 기후 양상은, 이상기후가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여름 미국 전역에서 반복되는 기상이변은 기온 자체보다도 '기후의 예측 불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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